부산·울산·경남 3명의 광역단체장이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해신공항 확장 반대, 새로운 관문공항 건설'을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김해신공항 확장을 거부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세 단체장이 대구·경북의 반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후안무치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은 재론할 가치조차 없다. 가덕도가 2016년 정부의 입지 용역에서 꼴찌를 했고, 신공항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은 기억할 필요도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구·경북과 부산이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10여 년간 치열하게 싸웠는데, 또다시 그 싸움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과거를 떠올리면 대구·경북과 부산이 갈등을 벌이는 와중에 2016년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것이 5개 시도지사 합의안이었다. 정부 용역 결과에 승복하자는 내용이었고, 그 결과물이 바로 김해신공항 확장안이었다. 승복하기 힘들었지만, 국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나온 약속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지켜야 했다.
그런데, 이들 세 단체장이 기자회견을 한 것은 공개적으로 약속을 깨겠다는 선언이다. 일반인이라도 약속은 지켜야 하는 법인데, 한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장들이 약속 파기는 물론이고 정부 결정을 번복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은 정권을 잡았으니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오만과 독선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신공항 건설'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이 비뚤어진 용기를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이 정부 여당의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현실이다. 국가를 혼란으로 몰아넣지 않으려면 지역 갈등을 조장해서라도 정치적 이득을 얻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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