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15일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시정질문 방식에 대해 '핫바지론'을 꺼내며 발끈했다. 핫바지는 '솜을 두어 지은 바지'를 뜻하나 '무식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권 시장은 이날 홍인표 시의원이 '상리음식물류폐기물 및 분뇨처리시설 설치공사' 관련 시정질문을 하며 자신에게 답변권을 주지 않자 의회에 불만을 폭발시켰다.
권 시장은 홍 시의원이 심재균 건설본부장을 지명, 일문일답식으로 해당 사안에 질문을 이어가자 답답했는지 대신 답변하겠다며 손을 들었으나 거절당하자 분을 이기지 못했다.
강민구 시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부적절한 시장의 행동을 지적하자 시장은 발언권을 얻지 않은 채 말한 점, 표현이 과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러나 권 시장은 말은 멈추지 않았고 이날 시정질문 방식의 소회를 거칠게 털어놨다. 전까지는 의원들이 질문하면 시장이 일괄답변해왔는데, 오늘은 시장을 '패싱'해 바지저고리, 핫바지로 만들었다는 게 요지다.
권 시장은 이럴 거라면 앞으로 "시장을 부르지 말라"고도 했고, 5년째 이어온 시정질문 경험을 내세워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의장석에 앉은 장상수 부의장에게 따지기도 했다.
시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올 법 했으나 '의회 무시'를 지적한 건 더불어민주당 강민구, 이진련 시의원뿐이었다. 장 부의장은 회의를 거쳐 "재발 시 의회 차원에서 대처하겠다"는 경고를 했으나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소속 당 시장을 바라보며 부글거리는 속을 들킬까 주저했다.
이날 시정질문 현장은 오래도록 한 집안이 운영해온 집행부(대구시)-의회의 관계, 누구의 말처럼 "시는 의회를 얕보고, 의회는 시의 2중대처럼 움직여 왔다"는 것을 알린 단면이 아니었을까. 시장도 관행을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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