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명이 사망한 비극적 테러가 뉴질랜드를 슬픔으로 뒤덮은 가운데 38세의 여성인 저신다 아던 총리가 침착하면서도 강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 이슬람권을 포함한 전 세계로부터 호평 어린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테러 발생 후 신속하게 '테러'로 규정하고는 이번 공격이 무슬림 이민과 연관성이 있다는 호주 한 의원의 평가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테러 다음 날에는 히잡을 쓴 검정색 옷차림으로 현지의 난민 및 무슬림 공동체를 찾아 유족들을 안으며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져 있다"고 위로했다. 또 곧 총기 규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다른 나라 정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행보였다며 높은 평가가 쏟아졌다. 영국의 배우 겸 TV 진행자인 아딜 레이는 아던 총리의 "신속하고 강한 지도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슬람권 인사들도 그의 대응을 칭찬했다. 특히 그가 히잡을 쓰고 위로에 나선 것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터키 의원인 치한기르 이슬람은 큰 고통에 빠진 무슬림에게 "여러분이 바로 우리"라고 말했다며 히잡을 쓰고 한 가정을 찾아 용기 있게 존경과 연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아던 총리가 "공감과 사랑, 진실성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던 총리는 2017년 10월 취임 당시 정부 내 직책을 맡은 일이 없이 급작스럽게 총리직에 올랐다. 총선을 채 2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소속인 노동당 대표가 당 지지율이 여당의 절반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하자 전격 사임했고 그 자리를 떠맡았다.
그는 '변화'를 무기로 '저신다매니아'(Jacindamania) 층을 형성할 정도로 단기간에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총선에서 여당 국민당에 이어 제2당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과반 획득 정당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 후 1개월여에 걸쳐 군소정당을 모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치력을 발휘, 총리직에 올랐다.
이번 테러 전에는 자국내에서 경제 대처 능력에 대해 비판을 받았고 핵심공약인 주택정책도 관료주의적 실책으로 효과가 없어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뉴질랜드의 비극은 역설적으로 아던 총리의 지도력을 돋보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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