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계 최대 에어컨 제조업체인 거리(Gree·格力)가 IT업계의 떠오르는 샛별 샤오미(小米)와 맞붙은 '1조7천억원' 내기에서 승리했다. 19일 저녁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시자료에 따르면 샤오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천749억 위안(29조4천461억원)으로 앞서 발표된 거리의 작년 추정 매출액 2천억∼2천100억 위안보다 251억 위안 이상 더 적어 천문학적인 내기에서 패배했다.
'내기'는 2013년 중국중앙(CC)TV가 주최한 '올해의 중국 경제 인물' 수상식장에서 시작됐다. 거리의 둥밍주(董明珠) 회장과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회장이 발전 모델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둥 회장이 "거리는 실물 경제에 속하는 기업이고 샤오미는 인터넷을 하는 기업이라 기본적으로 '가벼운 자산'"이라고 발언한 것이 레이 회장을 자극했다.
행사장 관객들 앞에서 벌어진 논쟁은 '공개 내기'로 이어졌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 모델이 거리를 이길 수 있는지는 앞으로 5년을 보면 된다. 전 국민이 증인이 되어 달라. 5년 안에 우리 매출액이 거리를 이기면 둥 회장이 나에게 1위안(168원)을 주면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둥 회장은 "그렇게는 안 될 것"이라며 "내기를 하려면 10억 위안(한화 1천700억원)으로 하자"고 통 크게 판돈을 올렸고, 레이 회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공개 내기'의 승부가 났지만, 레이 회장이 1천700억원이라는 거액을 정말로 둥 회장에게 건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두 사람의 내기가 공개석상에서 자존심을 건 입씨름을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레이 회장이 지긴 했지만, 무명의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성장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승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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