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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8천만원 기부, 황갑식 안정조합장 아름다운 퇴임식

황갑식 조합장(오른쪽 첫 번째)이 부인 김기연(66) 씨와 어머니 조동태(94)씨와 함께 퇴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마경대 기자
황갑식 조합장(오른쪽 첫 번째)이 부인 김기연(66) 씨와 어머니 조동태(94)씨와 함께 퇴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마경대 기자

농협 조합장 퇴직금 8천만원을 조합 직원들을 위해 써 달라며 선뜻 기부한 아름다운 퇴임식이 펼쳐져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20년 8개월간 안정농협장을 지낸 황갑식(70) 조합장. 그는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뜻에서 퇴직금 전액을 기부하게 됐다"면서 "농협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선진지 견학을 통해 식견을 넓힐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 조합장은 1994년부터 1998년, 2002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8개월 동안 안정농협을 이끌어 왔다.

그는 재임 동안 안정RPC(미곡처리장) 설립, 브랜드 쌀 개발, 농자재센터 설립, 주유소 건립, APC(농산물유통센터) 완공,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 등 대대적인 사업을 추진, 면 단위 농협으로는 전국 최고수준의 실적을 남겼다.

특히 안정RPC 성공을 위해 참숯과 쌀의 만남, 8.15 광복 쌀, 영주 저온 추청쌀, 고향별미쌀, 선비 골 햅쌀, 영주 일품 쌀 등 명품 브랜드 쌀을 생산하는 초석을 다졌고 이런 노력으로 그는 지난해 8도 농협 쌀 평가 부분에서 경북 1위를 차지했다.

그는 "2017년 신규 사업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을 준공하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에 부딪히자 2018년 말 직원들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했다"면서 "그 당시 직원들에게 '퇴직금이라도 내놓겠다. 걱정하지 마라!'고 공언하고 직원들을 독려해 결국 2018년 말 전년 대비 1억1천900만원이 증가한 판매 수익을 올려 4억5백만원의 흑자를 내면서 직원들의 걱정을 덜어줬다"고 회고했다.

황 조합장의 퇴임식은 지난 16일 로컬푸드직매장 3층 연회장에서 조합원과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와 박수갈채 속에서 성대히 열렸다.

백현철 안정농협 조합원은 "선거직 조합장이 이렇게 축제 분위기로 퇴임할 수 있는 것은 희생과 봉사로 조합을 이끌어 온 결과라"며 "명예로운 퇴임에 전 조합원들이 박수를 보낸다"고 축하했다.

황 조합장은 "안정농협의 밝은 미래를 이어달라"며 "평범한 조합원으로 돌아가지만, 농협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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