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충청 30개 모텔 투숙객 1천600여명 '몰카' 인터넷에 생중계 한 일당 4명붙잡혀

셋톱박스·콘센트에 1mm초소형 무선 IP카메라 설치…촬영물 실시간 송출

숙박업소 객실에 초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투숙객들의 사생활을 촬영,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중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몰카를 설치한 숙박업소는 영남·충청지역 등지의 30개 업소다. 경찰은 숙박업체 피해 등을 막기 위해 특정 지역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대구경북의 모텔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50)·B(48) 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C(26)·D(49)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올해 3월 3일까지 영남·충청권 10개 도시에 소재한 30개 숙박업소, 42개 객실에 무선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 1천600여명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이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생중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객실을 단시간 대실한 뒤 객실 내 TV 셋톱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에 렌즈 크기가 1㎜에 불과한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11월 24일부터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통해 객실 안 모습을 그대로 생중계 및 녹화 방송했다. 사이트 회원은 4천99명이었고, 이 가운데 97명이 유료회원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A씨 등은 작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불법촬영 영상물 803건을 제공하고 유료회원들로부터 700여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제공한 영상이 재유포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수사 과정에서 피해 모텔에 설치된 카메라는 모두 철거했으며, 숙박업체가 입을 피해와 시민들의 불안감 확산을 막기 위해 10개의 도시는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경찰은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해 숙박업소 측에서는 객실 내 집기 틈새나 작은 구멍이 뚫린 곳, 불필요한 전원 플러그가 꽂힌 곳 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이용자는 객실 불을 끄고 스마트폰 불빛을 켜 렌즈가 반사되는 곳이 있는지 살피면 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