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GB생명, DGB금융그룹 편입 4년 만에 순이익 0원으로 추락

DGB 계열사 중 최하위 실적, 계약유지율 등 다른 지표도 안 좋아

DGB생명이 지난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 2015년 DGB금융그룹에 편입된 뒤 처음으로, 그룹 내 계열사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매출액을 늘렸지만 수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저축성 보험이 많은 탓이다.

21일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DGB생명(총자산 6조1천520억원)의 2018년 순이익은 '0원'으로 집계됐다. DGB금융그룹 8개 계열사 중 꼴찌다. 대구은행 다음으로 자산 규모가 크지만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이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하이투자증권(6조880억원)은 433억원, 규모가 적은 DGB캐피탈(2조7천621억원)은 224억원을 각각 지난해 순이익으로 거뒀다.

DGB생명은 2015년에는 189억6천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148억9천만원으로 떨어진 뒤 2017년 126억2천만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0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지난해 영업손익(매출액)이 전년보다 52.1% 증가한 2천718억원을 기록했지만 정작 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저축성 보험 판매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저축성 보험은 향후 보험금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해 사실상 부채인 '책임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책임준비금 전입액은 2천790억원으로 2017년(1천630억원)보다 71.2%나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 중심의 영업 방식은 사업비 부담을 늘리고 부채로 볼 수 있는 책임준비금도 증가하게 만들기 때문에 수익성을 떨어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계약유지율, 보험금 부지급률(보험금을 청구한 건 중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비율) 지표도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DGB생명의 계약유지율(13회차 기준)은 77.6%로 생명보험사 평균(81.2%)에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협회가 공시한 보험금 부지급률도 DGB생명은 업계 평균(0.82%)보다 높은 1.84% 수준이다. 이는 국내 23개 생보사 중 세 번째로 높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생보사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을 새로 영입했다"며 "올해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등 내실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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