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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40만시대, 위기의 지역 대학 해법은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 되면 지방대학 대부분이 충원 경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 되면 지방대학 대부분이 충원 경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경북의 한 4년제 사립대학은 한때 재적학생이 3천명을 웃도는 유망한 학교였다. 하지만 최근 학생 수가 1천명가량 줄었다. 정원 모집에도 애를 먹지만 그마나 확보한 입학생들 상당수가 반년을 채우지 않고 다른 대학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현재 2천여명 수준을 겨우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3년새 대입모집 지원자 수가 1천명대로 반토막나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 절벽현상이 두드러지고 수도권으로의 학생 유출까지 늘어나면서 지역 대학들이 존폐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향후 2년 새 학령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40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학정원에 비해 신입생 수가 5만명이 더 적은 상황이 예고되고 있는 것. 더구나 등록금은 10년 가까이 동결됐고, 편입·자퇴 등 학생 유출도 지속되고 있어 지역 대학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5일 지역 대학 등에 따르면 매년 줄어드는 학령인구는 2020학년도를 기점으로 감소 폭이 더욱 가팔라진다. 향후 2년 내에 11만4천여명이 급감해 전국 학령인구는 처음으로 40만명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대구경북에서도 당장 내년 신입생 7천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지역 전문대 3개 이상이 신입생을 못 채우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대학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정부가 단행한 대학 구조조정 결과 수도권 대학은 무풍지대로 남고 지방 대학에만 칼바람이 몰아친 것도 향후 상당수 지역 대학의 존폐기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교육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대학 구조조정 시행 이전인 2013년 대비 2018년 입학정원을 비교해보면 서울 소재 48개 대학의 입학정원은 1천148명이 줄어든 반면 대구경북 소재 43개 대학은 9천895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대비 감축비율은 서울(1%)을 비롯해 인천(7%), 울산(7%), 대전(9%)을 제외한 13개 시도(대구 10%, 경북17%)가 10%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지역 대학들은 특성화 학과 등을 앞세워 타지에서도 학생모집에 나서고, 유망학과를 중심으로 취업률 높이기에 고심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학생 감소, 등록금 동결, 정부의 정원감축 등 3중고에 당장 내년부터는 신입생 충원이 문제가 아니라 학교 존폐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지역 대학의 소멸은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히는 만큼 활로 모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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