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獨善)은 자기 혼자만 옳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뜻으로 오만과 함께 쓰이고 있다. 그런데 독선의 원래 뜻은 스스로를 바르게 한다는 의미이다. 원뜻이 왜곡된 것이다. 독선은 세상을 정의롭게 한다는 '겸선'(兼善)과 함께 '맹자' 진심(盡心) 편에서 유래했다.
맹자가 유세를 좋아하는 송구천(宋句踐)에게 "남이 알아주더라도 스스로 만족하고,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만족해야 하는 것"이 유세의 올바른 태도라고 충고했다. 송구천이 "어떻게 해야 스스로 만족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덕(德)을 높이고 의(義)를 즐기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다. 선비는 궁색해도 의를 잃지 아니하고 영달해도(벼슬에 나가도) 도를 어기지 아니한다. 궁색해도 의를 잃지 않는 까닭에 선비는 자기를 이루고, 영달해도 도를 어기지 않는 까닭에 백성들이 희망을 잃지 않는다. 옛 사람이 벼슬길에 나가면(得志) 백성에게 은택을 더하고, 벼슬길에 나가지 못하면(不得志) 자신을 갈고닦아 세상에 드러낸다 하였다. 궁색할 때 홀로 자신을 바르게 하고(獨善其身) 영달할 때 온 천하를 정의롭게 하는(兼善天下) 것이다"고 했다.
독선은 '독선기신'의 줄임말로 겸선과 함께 맹자가 군자의 정치행위를 설명한 말이다. 특히 겸선은 출사(出仕벼슬에 나감)를 통해 정치적 능력(善)을 세상과 공유하는 것이다. 반대로 치사(致仕벼슬에서 물러남)해서는 스스로 바르게 하는 것이 독선이다. 유방(劉邦)이 한나라를 세우자 책사 장량(張良)은 물러나 연금술을 익히며 '독선기신'했다.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룬 남명 조식(曺植) 선생은 벼슬을 마다하고 독선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 정계에 진출시켜 겸선을 이루었다. 우리 정치인들이 독선과 겸선을 하면 국민들도 좀 편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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