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협상에 냉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북한 고위급으로 추정되는 인사가 26일 전격 중국을 방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북한의 중·러 밀착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고위급 인사는 이날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뒤 북한 대사관으로 들어갔다. 이날 공항에는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까지 영접을 나와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왔음을 보여줬다. 소식통들은 북한 수행원들의 구성을 볼 때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방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주목할 점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주역인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 특별대표가 베이징을 방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건 대표는 지난 24일 베이징에 왔으며 중국 측과 북한 비핵화 문제와 대북 압박을 위한 제재 이행 공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 시기가 겹치면서 베이징에서 북미 간 모종의 접촉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날 공항에서는 지난 19일 급거 귀국한 김형준 주러 북한대사와 김창민 유엔 국제기구 국장도 목격됐다. 이에 따라 이날 방중한 북한 고위 인사가 내달로 예상되는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중국 측과 이와 관련된 상의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로 대외 방문 의전을 책임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25일(현지시간) 귀국하면서 김 위원장의 방러와 북러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 등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내세운 요구 조건 수용을 거부한 미국 측을 압박하기 위해 우방인 중국, 러시아와의 유대 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전문가들은 북한 의전팀이 방문국을 다녀가고 통상 3주쯤 뒤 정상회담이 열렸던 관례에 비춰 4월 중·하순 무렵에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며 5월 중으로 늦춰질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회담 장소론 극동의 중심 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가 가장 유력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최근에 크게 변모한 블라디보스토크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비핵화 필요성을 설득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싶어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1년 8월 말 열차로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과 회담했던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를 비롯해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다른 도시가 회담장으로 선택될 수도 있다. 혹은 김 위원장이 집권한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이니만큼 상징적으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회담장으로 선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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