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 앞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진입하는 차와 직진하는 차가 맞물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서 민원이 쇄도하고 있지만 단속 권한이 있는 경찰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평일 오전 범어네거리에서 만촌네거리로 방면으로 출근하는 A(48) 씨는 수성구청 앞으로 지날 때마다 어이없는 장면을 목격한다. 인근 아파트에서 빠져나오는 차들이 보행자가 지나는 구청 앞 횡단보도를 침범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A씨는 "등교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운전 미숙으로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을 지냐"며 우려했다.
범어도서관과 아파트 사잇길을 빠져나온 차들은 범어네거리에서 유턴 또는 좌회전하기 위해 달구벌대로 1차로로 진입해야 한다. 그러나 출근길에는 달구벌대로에 차량이 길게 늘어서면서 진입이 여의치 않다 보니, 많은 차들이 횡단보도 신호가 바뀔 때를 노려 도로를 가로지르며 1차로 진입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횡단보도가 보행자 신호로 바뀐 뒤에도 직진 차들이 꼬리물기 등으로 길게 늘어서 있어 1차로 진입이 어려울 경우에는 아예 사람이 건너고 있는 횡단보도까지 침범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28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 한 시간 동안 현장을 지켜본 결과 아파트에서 빠져나온 차들은 거리낌 없이 횡단보도를 물고 1차로로 진입했다. 그나마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는 구청 교통질서 계도 요원 2명이 꼬리물기를 방지하지만, 이후에는 관리 요원조차 없어 횡단보도 침범은 갈수록 심해졌다.
A씨는 "단속을 하지않는 경찰이 문제라고 생각해서 수성경찰서에 민원을 넣었지만 당장 단속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차의 횡단보도 침범은 명백한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경찰의 단속 대상이지만, 경찰은 도로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교통시설물을 보강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인 것.
경찰 관계자는 "해당 도로는 직진 차들의 꼬리물기와 진입 차의 보행자 횡단 방해로 각종 민원이 쇄도하는 곳"이라며 "조만간 꼬리물기를 단속할 단속카메라를 보강하고 무리한 끼어들기를 방지할 규제봉도 설치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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