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인격 그대로 드러냈나...26억짜리 재개발 딱지 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퇴.

'고가건물 매입 논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전격 사퇴했다. 김 대변인 청와대 출입기자단 대화방에 메시지를 올리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집으로 돈 벌 생각하지 마라' '다주택자는 집을 팔으라'며 부동산에 대해 엄격한 목소리를 내왔던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이 10억원대 대출을 일으켜 서울시내 재개발 지역의 이른바 '딱지' 투자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9일 결국 사퇴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 대화방에 메시지를 올려 대변인 사퇴 의사를 내놓은 뒤 같은날 오후 춘추관에 들러 출입기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청와대를 떠났다. 김 대변인의 사임은 지난해 2월 2일 임명된 지 약 14개월 만이다. 청와대 참모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중도에 하차한 것은 전병헌 전 정무수석,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김 대변인은 건물 매입에 대해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건물계약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음을 밝혔다.

김 대변인의 건물 매입 사실은 지난 28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올해 정기 공직자 재산신고 현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자료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지난해 7월 본인의 재산 14억원에 은행 대출 10억원 등을 더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지역 내 25억7천만원 상당의 복합건물을 구입했다.

25억7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재산상 변동이 생겼는데도 청와대는 고위 공직자의 재산 변동에 대해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김 대변인의 '투기 의혹'은 7개 부처의 신임 장관 후보자 청문회 직후 나오면서 비난 여론을 더 키웠다.

상당수 장관 후보자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이 청문회 과정에서 잇따라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의 경우 부인을 동반한 잦은 외유성 출장 및 아들의 '호화 유학' 의혹이 제기됐고, 최정호 국토교통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자녀 편법 증여 의혹으로 야권의 공세에 처했다.

이와 관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범법자 수준의 함량 미달 인사로서 국무회의장이 아니라 당장 수사기관에 앉아야 할 후보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청와대 인사 추천과 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확인됐다"고 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9일 "대변인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참모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문 대통령은 즉각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