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17일 치러지는 인도네시아 차기 대통령 선거가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서민과 정권교체를 원하는 엘리트 계층의 대결 구도로 확연히 구분돼 전개되고 있다.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달 중순 전국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4%가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3.3%에 그쳤다.
응답자의 교육 수준이나 직업군에 따라 선호하는 후보가 뚜렷이 갈리는 현상이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초등·중학교 졸업자의 경우 응답자의 57.3%가 조코위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프라보워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비율은 28.0%였다.
하지만 고졸 응답자는 조코위 대통령 45.8%, 프라보워 후보 39.9%로 격차가 크지 않았고, 대졸자나 수료자들은 프라보워 후보의 지지율이 42.5%로 조코위 대통령(35.2%)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에선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가 거의 정비례한다는 점에 비추어 직업군별 후보 선호도를 살펴보면 농업과 수산업에 종사하는 응답자들은 58.5%가 조코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공장노동자들의 조코위 대통령 지지율도 57.0%나 됐지만, 프라보워 후보 지지 응답은 27.0∼28.9%에 그쳤다. 반대로 공무원과 교사들은 프라보워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48.2%로 조코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33.7%)보다 14.5%포인트나 높았다.
사회적 지위에 따라 지지 후보가 나뉘는 현상은 조코위 대통령과 프라보워 후보의 출신과관련 있어 보인다. 중부 자바의 빈민가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조코위 대통령은 친서민 정책과 소통형 리더십으로 2014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군부나 기성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첫 대통령이 됐다. 32년간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했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프라보워 후보는 군 장성 출신으로 보수세력과 엘리트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이 작년 9월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한 우세를 보여 왔지만, 최근 들어 프라보워 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이런 움직임이 선거 결과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찻잔 속의 태풍'일 뿐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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