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그룹이 대구 시내에 소유했던 각종 빌딩을 줄매각하는 등 대구 자산 정리가 잇따르면서 '삼성이 고향 대구를 점점 저버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대구 중구 삼성생명 덕산빌딩을 1천130억원에 신생 자산운용사인 GRE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이 빌딩은 지난 1996년 지하 7층, 지상 26층에 연면적 8만2천672㎡ 규모로 준공한 업무용 건물이다. 대구 중심부인 반월당네거리에 위치해 있어 대구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GRE파트너스 측은 이 빌딩의 지상 1~5층 공간을 수평·수직 증축해 맛집과 멀티플렉스 영화관, 서점, 뷰티업체, 고급 건강센터 등이 입점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와 삼성의 인연을 상징했던 건물에 '삼성' 간판이 떨어져 나간 셈이다.
삼성의 대구 자산 매각은 20년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0년 서구 내당동 삼성생명 빌딩 매각을 시작으로, 2016년엔 중구 곽병원 맞은편 하서동 삼성생명 빌딩과 수성구 범어네거리 삼성증권 대구사옥을 잇달아 처분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건물을 매각하긴 했지만, 제조업처럼 사업을 완전히 접고 떠나는 성격은 아니다. 자산운용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대구시민들은 삼성이 삼성그룹의 태동지이자 고향인 대구를 등지려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삼성이 대구에서 생명보험, 증권, 자동차 등 계열사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대구와 삼성 간의 인연이 머지않아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지역 한 경제인은 "옛 삼성상회 터를 대구 근대투어 명물로 조성했다. 제일모직 터 앞 도로를 '호암로'로 개정하고 호암 동상도 건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0년 2월 고(故)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구가 이처럼 대대적 기념사업을 펼치는 등 대구-삼성 창업주와의 인연을 고려한다면 삼성을 향한 대구의 짝사랑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삼성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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