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미술관장 또 외지사람" 미술계 우려섞인 넋두리

최은주 신임 관장 두고 설왕설래

최은주 관장
최은주 관장

"또 외지인인가? 대구엔 미술관을 운영할만한 인재가 정녕 없단 말인가?"

대구시는 28일 지난해 7월 초 이래 9개월간 공석이었던 대구미술관장에 현 경기도미술관장인 최은주(56) 씨를 내정했다. 시는 외부 전문가 등 미술관장선발위원회 심사와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 씨를 개방형직위(4호)인 대구미술관장에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 미술계는 "이번에도 외부 인사인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반응의 저류에는 과연 신임 미술관장이 대구 화단의 정서에 대한 인식이 있고, 기획이나 전시 등에서 역량 있는 대구 미술가들에게 어느 정도 기회를 줄 수 있느냐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행정을 담당하는 지역의 한 미술계 인사는 "대구미술관장이 외지인이라고 무작정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구미술관 본연의 아이콘인 현대미술 중심의 기획을 제대로 하지 않고, 대구 정서에 맞는 전시보다는 관의 입맛에 맞추려는 듯했던 이전 미술관장들과 비교해 이번 대구미술관장 내정자가 얼마만큼 대구미술관의 정체성을 살리는 운영을 할지는 두고 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술계 인사는 "대구미술관장이라면 대구에서 미술관과 관장의 역할을 세심하게 점검해보고 앞으로 지역미술인과 함께 지역미술을 발전시키고 담론을 만들어 내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이나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된 대구미술관장의 자리를 맡게 된 신임 관장은 무엇보다도 대구미술이라는 지역성을 대전제로 지역미술계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과 난제를 함께 풀어갈 뚝심이 있어야 한다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구미술관장 내정자 최 씨는 서울대에서 서양화과를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이론과 미술교육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5년간 학예연구실, 보존관리실장, 덕수궁미술관장, 서울관운영부장 등을 거쳤다.

2015년부터는 경기도미술관장으로 재임하며 조직 운영능력을 인정받았고 창의적 전시를 통해 미술관의 전시역략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이달 말로 경기도미술관장 임기가 끝나며 다음 달 중순 대구미술관장에 선임되면 임기는 2년이며 실적에 따라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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