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대구지역 대형 사립유치원에 의무 도입된 국가회계관리시스템(에듀파인)에 대해 대부분 유치원들이 프로그램 사용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2일 대구 사립유치원들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도입이 의무화된 에듀파인을 한 달간 사용한 결과, 대부분 "프로그램 사용이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유치원 원장은 "세입·세출 내역을 일일이 입력해야 하고, 건당 준비해야 할 서류도 네다섯 가지에 이른다"며 "별도 직원을 두지 않으면 프로그램 사용이 힘들 정도"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사립유치원에 맞게 에듀파인을 조정했다고 하지만, 교육 교재 4~5권을 봐도 이해가 안 된다. 자동차 페달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사람한테 페달을 밟으면 된다고 알려주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유치원 원장도 "유치원은 결재 라인이 있는 학교와 달리 원장이 혼자 처리하게 되는데,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직원 ID로 접속해 품의서 등을 올리고 다시 원장 ID로 승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원장 대부분이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익숙지 않은 40~60대인데다 회계 외의 업무 부담도 크다"며 "지금은 대형 유치원 37곳만 대상으로 하기에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전체 사립유치원으로 확대되면 혼란이 올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에듀파인 이해도를 높이고자 지난 1월부터 매달 교육을 실시하고, 공립유치원 회계 담당자 등 멘토를 배정해 지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콜센터와 시교육청, 멘토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지도받도록 했다. 처음이어서 어려울 수 있는만큼 좀 더 살펴보겠다"고 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1일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안 시행에 따라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했다.
대구 37곳·경북 29곳을 비롯해 전국 581곳이 대상이다. 미도입한 유치원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시정명령에 이어 정원 감축, 원아모집 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린다.
사립유치원이 에듀파인을 쓰게 되면 원장이 원비를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현장체험 학습비 등 학부모가 부담하는 경비를 실제 비용보다 많이 받고 차익을 챙기는 등의 회계 비리가 불가능해진다고 교육부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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