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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섬유개발연구원, 벤처기업 단독 개발 기술 공동 개발로 둔갑 논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전경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전경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이 벤처기업의 단독 개발 기술을 공동 개발로 꾸며 성과를 부풀렸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섬개연은 지난달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 소재 벤처기업 ㈜쇼나노와 공동으로 섬유제조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당시 섬개연은 "이번에 공동개발한 기술은 완벽한 항균, 소취(消臭·악취를 없앰) 성능을 발현하는 기술로 기준 공법 대비 환경친화적"이라며 "섬개연 신제품개발센터도 현재 기술에 더해 발수, 난연 등 기능성 제품 개발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기술은 섬개연과 접촉하기 이전부터 특허를 받은 것으로 섬개연의 공동 개발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체 측은 섬개연에는 시제품 제작 의뢰, 기술 홍보를 부탁했을 뿐이라며, 섬개연이 벤처기업의 성과를 빼앗으려는데 대해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조원일 쇼나노 대표는 "보도자료 배포 전에 받아본 자료에는 업체 단독 개발로 돼 있었는데 아무 논의도 없이 내용이 바뀌었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섬개연이 영세업체 기술을 탈취해 성과를 부풀리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또 "섬개연이 판로 확보를 적극 돕겠다고 해서 업무협약까지 맺었는데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이용당한 기분이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섬개연 측은 해당 기술개발 과정에서 업체 측 지분이 상당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기술 탈취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비영리기관으로서 업체 기술을 보유해봤자 활용도가 없다는 것이다.

정재훈 섬개연 신제품개발센터장은 "기술 개발 기여도를 따지면 업체 측에 80% 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섬개연이 기술 검증 과정을 지원하고 기술이 실제 섬유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기술을 훔쳤다거나 성과를 부풀리려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업체 측이 섬개연에 부당하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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