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에 있는 경북도립 노인요양시설 공무원, 화재사고 안전불감증

경북도립 노인전문간호센터(이하 노인간호센터)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화재사고 안전 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노인요양시설에서 불이 나 유독가스와 연기가 퍼졌는데도 자체 판단으로 119에 출동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시설 종사자와 입소자들이 유독가스를 마신 정황이 뚜렷한 데도 별다른 조치나 재발방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노인간호센터 일부 종사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3시 40분쯤 이곳 신관 1층 세탁실 빨래건조기에서 불이 났다. 조작 미숙으로 건조기가 과열돼 건조 중이던 일부 빨래가 타면서 연기와 유독가스가 발생했다. 화재경보기가 즉시 작동했고, 자동으로 119로 통보됐지만 119는 출동하지 않았다.

이날 당직 근무를 하면서 건조기를 작동했던 공무원 A씨가 119 출동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연기와 냄새가 났지만 불길은 일지 않았고, 빨래에 붙은 불도 빨리 꺼졌기 때문에 출동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게다가 화재경보기를 멈추지 못해 30분 이상 작동되면서 입소자와 다른 종사자들이 불안에 떨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곳 종사자 B씨는 "2층에서 냄새를 맡고 세탁실로 내려와 불을 껐다. 세탁실에는 연기가 가득 차 있었고, 매캐하고 독한 냄새 때문에 눈물과 콧물이 쏟아졌다. 곧바로 노인들이 있는 2층을 환기시켰다"고 설명했다.

119 관계자는 "A씨가 연기와 유독가스를 화재로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화재사고 인명 피해는 불보다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크다"며 "특히 자체 판단으로 119를 부르지 않은 것은 매우 위험했다. 중증 치매노인이 대부분이라 하마터면 큰 변이 생길 뻔했다"고 했다.

한편 성주군 가천면에 있는 노인간호센터엔 중증 치매환자 등 노인 70여명이 입소해 있고, 경북도청 소속 공무원과 종사자(계약직원·요양보호사) 등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