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흥]의성세계연축제…바람 담고 풀당, 풀고 당기기 할 준비 됐나

연날리기는 어엿한 레저게임이자 집단 기원 행위
의성세계연축제, 5월 4일~6일... 안계면 위천생태하천에서

지구촌 최대의 연 축제인
지구촌 최대의 연 축제인 '제9회 의성세계연축제'가 '어린이와 함께 하는 세계인의 하늘 축제'를 주제로 어린이날과 맞물린 5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의성군 안계면 위천 생태하천에서 열린다.지난해 의성세계연축제 모습.매일신문 DB

자고로 '연'이라 함은 '띄운다', '날린다'는 사동 표현과 어울린다. 스스로 뜨거나 날지 못한다. 대개 객체의 힘이 필요한데 두 가지다. 하나는 바람이고, 또 하나는 뜀박질이다. 물리력으로 환산되는 바람과 뜀박질은 속력으로 산정하는데 주변 지세에 따라 그 정도가 또 달라진다.

의성 안계는 경북에서도 드물게 논이 많은 곳이다. 평야다. 낙동강이 예천, 의성, 상주로 휘휘 돌아 나가는데 그 주변이 모두 곡창지대다. 사방 십리에 산이 없다. 바람이 산골짜기에서 예리하게 빠져나오다가 그만 평야에서 퍼져 살랑대는 꼴이다.

이런 곳에서는 초속 3m의 바람이면 충분하다. 시속 6km 정도, 다소 빠른 걸음이 필요하다. 열 걸음 정도에 연이 뜬다. 연줄 풀고 당기기, '풀당' 줄다리기에 들어간다. 줄이 풀리면 팽팽해지는 지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정도 날 수 있겠다 싶으면 마음껏 풀어준다.

어엿한 레저 게임이다. 아이들 놀이인 줄, 추억 따먹기 놀이인 줄 알았더니 풍향 읽기, 연줄 강도 조절 등 두뇌 회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버텨낼 재간이 없다.

집단이 동일한 행위를 하는 데는 의당 주술적인 의미가 담긴다. 연날리기도 마찬가지다. 그도 그럴 것이 연을 띄우는 이는 늘 뭔가를 연에 담는다. 눈에 보이진 않는다. 우린 그걸 대체로 '희망'이라 부른다.

올해도 의성 안계평야에서 희망을 띄우는 집단 기원의 무대, '의성세계연축제'가 위천 생태하천에서 열린다.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다. 연 한 번 날리러 가자. 인생은 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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