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용어] 리디노미네이션

화폐 액면단위 줄여 편의성 크게 개선, 초기 비용 및 혼란은 부담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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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폐단위 변경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월 국회 업무보고에서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을 언급하면서다. 이 총재는 18일 이와 관련해 "당시 관련 질문이 있어 원론적 차원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리디노미네이션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도 없다"며 선을 긋기는 했다.

'화폐개혁'으로도 불리는 리디노미네이션은 주로 화폐의 액면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단위를 작게 만드는 행위다. 한국의 리디노미네이션은 1953년과 1962년 이미 두 차례 있었다. 1953년 100원을 1환으로 바꾸고 1962년 10환을 1원으로 바꿨다. 2003년에도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논의가 있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무산됐다.

경제 성장과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이 수십년간 지속되며 화폐 단위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일상생활에서의 계산 등 경제활동 전반에 불편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총 금융자산은 1경 7천148조원으로 집계됐다. 1경에는 0이 16개 붙는다.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으로 통화의 대외적 위상 강화가 꼽히기도 한다. 현재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1달러와 자국 화폐의 교환비율이 4자리다.

물가가 폭등하는 현상인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리디노미네이션을 시행하기도 한다. 연간 100배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베네수엘라가 지난해 8월 화폐 액면 단위를 10만대 1로 낮추는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리디노미네이션 단행 시 화폐는 물론 전산시스템, 현금자동입출금기 등 금융 인프라도 바꿔야 해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 오히려 물가 상승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현재 900원짜리 물건이 0.9원이 아니라 1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화폐 단위 변경 과정에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2004년 당시 한국은행은 리디노미네이션 실행에 따른 직접비용을 2조 6천억원으로 추산했다. 금융거래 및 일상생활에서의 편의성 향상 등 리디노미네이션으로 인한 편익은 10년간 5조원 정도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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