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5시 45분쯤 울진군 동남동방향 38km 해상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관측된 계기 진도는 'Ⅲ(3)'이다. 기상청 규정에서 따르면 진도 Ⅲ은 건물 위층이나 멈춰 있는 차에서 약한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이다.
다행히 지금껏 울진군이나 소방당국에 접수된 별다른 피해상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으로 올해 들어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모두 3차례이다.
지난 19일 강원 동해 앞바다에서 4.3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지 나흘만이다. 지난 2월 10일 포항 앞바다에서는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기상청에서는 강원 지진과 이번 울진 지진이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발표했으나 당시 울진에서는 비슷한 지역에서 2.1~3.0 규모의 지진이 5차례 관측된 바 있다.
이번 지진은 2000년 들어 울진에서 관측된 지진 규모 중 역대 3번째로 기록됐다.
지난 2004년 5월 29일 울진군 동남동쪽 74km 해역에서 규모 5.2 지진이 가장 컸으며, 2017년 11월 15일 포항 지진 때에도 규모 4.0이 울진에서 관측됐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경북 동해안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남다르다.
특히, 지난 2017년 강진으로 재난특구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포항으로서는 극심한 피로함마저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울진 지진으로 포항에서 관측된 지진 규모는 1.0이다.
포항시 북구 양덕동의 지은희(42)씨는 "이른 새벽이라 흔들림은 못느꼈지만 재난문자를 받고 급히 아이들과 간단한 짐을 챙겨 아파트 단지 밖으로 뛰쳐나왔다"면서 "혹시 지난 지진의 재앙이 재현될까봐 저녁 내내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지로부터 한울원자력본부와의 거리는 50km 가량이다.
한울원전 지진계측기에는 각 발전소별 설치된 장소에서 각각 0.0013g(한울 1발전소), 0.0016g(한울 2발전소), 0.0019g(한울 3발전소)가 기록됐다.
한수원 경보치 기준(0.01g·진도 규모 약 4.0)에 못 미쳐 경보가 울리지는 않았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기준에 따라 한울원전 6기는 규모 6.5, 신한울원전 2기는 규모 7.0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돼 있다.
그러나 국내 최대 원전밀집지역인 울진에서는 잦은 지진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남다르다.
탈원전 정책으로 중단된 신한울원전 3·4호기의 건립 재개를 두고 지역 내의 찬반여론이 거센 가운데 이번 지진이 향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싶은 사람들'은 "울진도 지진에 안전한 지역이 아니기에 언제든 원자력발전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내진설계가 취약한 노후원전 등 구조적인 결함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신한울원전 3·4호기의 건립 재개를 주장하는 측은 이번 지진이 원전안전을 강화할 계기는 되나 신규원전 건립에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 장유덕(울진군의회 부의장) 공동대표는 "지진으로 원전 안전에 위협이 가해진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상대적으로 지진에 취약한 노후원전의 계속가동에 대해서는 주민들과의 협의를 우선하는 등 감시와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신규원전에는 강화된 내진설계를 적용하고 보다 철저한 안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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