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 가까이 숨진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폭발 테러 참사'가 스리랑카 내 소수집단인 기독교계와 특급 호텔을 이례적으로 주요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스리랑카 경찰은 22일 전날 수도 콜롬보의 교회와 호텔 등 전국 8곳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13명을 체포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앞서 루완 위제와르데나 국방장관은 이번 연쇄 폭발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스리랑카 경찰청장도 열흘 전 이슬람 과격 단체인 NTJ(내셔널 타우힛 자맛)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NTJ는 불상 등을 훼손하는 사건으로 작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스리랑카의 무슬림 급진주의 단체다. 경찰은 국제테러조직과의 연계성 등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현지인에 의한 종교 관련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듯한 분위기다.
다만, 이번 테러는 스리랑카 인구의 74.9%를 차지하는 불교도 중심의 싱할라족과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11.%) 간의 기존 스리랑카 내전 역사와는 궤를 달리하는 모양새다. 스리랑카는 싱할라족과 타밀족이 26년간 벌인 내전으로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내전에서 기독교계는 갈등의 한 축이 아니라 오히려 중재역을 맡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번 테러의 대상이 된 점은 미스터리로 받아들여진다. 기독교계는 2009년 종식된 스리랑카 내전 때 분쟁 당사자가 아니었고, 특급 호텔도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점에서 테러 배후와 관련한 의문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급진 불교 세력 등이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는 일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기독교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최근 몇 년간 불교 과격 단체로부터의 협박이 증가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의 불교도, 힌두교도, 무슬림 등은 16세기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에 식민지배를 당한 탓에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에는 기본적으로 적대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슬람국가(IS) 등 국제테러조직이 이번 공격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 매체는 IS 관련 테러는 2016년 이후 스리랑카에서 발생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체포된 용의자들이 이슬람 급진 국제테러조직의 현지 조직원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지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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