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 칼럼]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렵게 하는 30대 장벽

셀 수도 없이 많은 갈라파고스 규제
세계 최고 수준 임금인데 저생산성
공권력도 무력화시키는 노조 천국
가업 승계 어렵게 하는 상속세 폭탄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한국은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다. 기업들은 한국 탈출 러시다. 2017년부터는 연간 해외투자액이 400억달러를 넘어서 지난 2년간 6천966개 기업이 944억달러, 약 100조원을 해외에 투자했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고 있나.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렵게 하는 30대 장벽을 정리해 보자.

1. 창업 인허가가 어렵다. 수도권 규제, 환경 규제, 기득권 규제 등 수개월에서 수년이 보통이다. 중국 중관촌 같은 원스톱 서비스, 영국 같은 온라인 인허가는 꿈도 못 꾼다. 공익 기부도 당연시된다.

2. 갈라파고스 규제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17년을 끌어온 제주도 영리병원이 좌초되고 원격의료는 시범 서비스만 19년째다. 서비스발전기본법은 10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암호화폐와 공유경제는 줄줄이 무산되고, 인터넷은행도 규제로 지지부진하다.

3. 코넥스·코스닥시장 등 혁신자본시장 육성이 부진해 돈줄 마르는 죽음의 계곡 돌파가 쉽지 않다.

4. 강성 노조 파업 파고는 태산준령이다. 불법을 제어할 공권력도 무력하다. 해직자 노조원 인정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5. 노조이사제 등 노조 기업경영 개입도 확산되는 노조 천국이다.

6.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7.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면서 생산성은 낮아서 단위당 노동비용이 높다.

8. 근로시간 단축은 업종 지역 구분 없고 탄력근로도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9. 정년 연장과 성과급 폐지로 연공급 부담이 크다.

10. 저성과 근로자도 해고 규정이 엄격해 사실상 해고가 어렵다.

11. 화학물질관리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이 과도하게 엄격하다. 유해가스 배관검사 의무화로 1년 넘게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12. 산업안전보건법으로 하도급 업체 안전사고도 원청 업체가 책임져야 한다.

13. 탄소배출권은 공급이 부족해 비싸게 사야 한다.

14. 법인세율은 미국보다도 높다.

15. 각종 정부 행사 후원은 빼놓아서는 안 된다. 기업 후원 없으면 올림픽도 스포츠도 어려울 정도다.

16. 높아지는 전기요금과 잦아지는 급전 지시로 기업이 자체 발전소를 세우는 나라다.

17. 대기업 집단에 지정되면 각종 규제가 급증하므로 기업을 키우기는커녕 대기업이 안 되고 버텨야 이익이 되는 나라다.

18. 순환출자는 전면 금지되어 있다.

19. 일정 이상 내부거래에는 과징금이 부과돼 인수합병으로 계열회사 늘려봐야 실익이 적다. 그 결과 벤처기업의 자금 회수 시장이 발달 안 되고 있다.

20. 법도 없는 통합 금융감독의 모범 규준을 지키기 위해 금융회사의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21. 적은 지분 가지고 자본조달해 경영하는 자본주의 원리가 무시되는 나라다.

22. 오너 경영인보다는 전문 경영인이 강조되는 나라다.

23. 전속고발권 폐지, 내부거래 규제 강화,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등 공정거래법 개정이 주장되고 있다.

24. 감사위원 분리 선임,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 의무화 등 상법 개정도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25. 선진국에는 있는 차등 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어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속수무책이다.

26. 국민연금의 연금사회주의 공세도 거세다.

27. 재계 총수 줄줄이 구속 수감 등 기업 경영은 사법 단죄를 각오해야 한다. 경영은 형무소 담장 외줄 타기라고도 한다.

28. 줄줄이 투자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29. 중소 기업과 이익도 나누어야 한다.

30. 이러고도 일생 키워온 기업은 세계 최고의 상속세로 가업 상속이 어렵다.

이 정도의 장벽을 넘어 기업해서 일자리 만들어 내는 대한민국의 기업가들, 가히 애국자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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