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리랑카 폭탄 테러

스리랑카 정부가 지난 21일 발생한 '부활절 연쇄 폭발 테러'의 배후로 현지 급진 이슬람조직인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를 지목했다. 정부 대변인인 라지타 세나라트네는 22일 "스리랑카 정부는 NTJ가 이번 공격의 배후라고 믿는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세나라트네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모든 테러범은 스리랑카인이지만 NTJ가 국제테러조직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TJ는 불상 등을 훼손하는 사건으로 작년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스리랑카의 무슬림 과격 단체다. 이와 관련해 스리랑카 경찰청장은 열흘 전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정보당국은 이 같은 테러경고 정보를 무시하다가 이번 연쇄 폭발에 대비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서는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스리랑카 경찰은 22일 전날 수도 콜롬보의 교회와 호텔 등 전국 8곳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24명을 체포했으며 6건은 자살폭탄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분석 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스리랑카 정부의 과학수사 전문가인 아리야난다 웨리안가는 AP통신에 "21일 오전 호텔 3곳과 교회 3곳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한 폭발은 7명의 자살폭탄 테러범이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폭발 테러 참사'가 스리랑카 내 소수집단인 기독교계와 특급 호텔을 이례적으로 주요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 그 배후에 의구심이 커지던 상황에서 이슬람 급진단체 NTJ가 지목됐다.

이번 테러는 스리랑카 인구의 74.9%를 차지하는 불교도 중심의 싱할라족과 힌두교를 믿는 타밀족(11.%) 간의 기존 스리랑카 내전 역사와는 궤를 달리하는 모양새다. 스리랑카는 싱할라족과 타밀족이 26년간 벌인 내전으로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내전에서 기독교계는 갈등의 한 축이 아니라 오히려 중재역을 맡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급진 불교 세력 등이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는 일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기독교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최근 몇 년간 불교 과격 단체로부터의 협박이 증가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의 불교도, 힌두교도, 무슬림 등은 16세기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에 식민지배를 당한 탓에 서양에서 들어온 기독교에는 기본적으로 적대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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