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리화' 청송서 자생 확인

한국특산종이며 희귀식물로 분류
한반도 최남단 자생지 발견 의의

18일 청송 만리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청송에서 만리화 서식지가 발견됨에 따라 청송이 만리화의 최남단 서식지로 기록됐다. 전종훈 기자
18일 청송 만리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청송에서 만리화 서식지가 발견됨에 따라 청송이 만리화의 최남단 서식지로 기록됐다. 전종훈 기자

생물학계에서 희귀종으로 분류되는 '만리화'가 청송에서 발견됐다. 계명대 생명과학과 김종원 교수 연구팀은 18일 청송군 파천면 한 야산에서 만리화 서식을 확인했다.

이날 발견된 만리화는 100㎡ 면적에 수십여 포기 정도로 매우 작은 개체수였다. 만리화는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경사가 가파른 지형에 자생하고 있었고, 바닥에는 흙보다는 유문암이 넓게 분포돼 있는 등 식생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다. 실제로 유문암 지형은 한 가닥 풀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척박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 이 곳에서 기존 개나리와 다른 종의 개나리를 처음 발견한 뒤 만리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지금까지 모니터링을 해왔다. 당시 연구팀은 잎과 열매 등을 개나리와 비교 관찰하며 만리화의 특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만리화(왼쪽 회색 가지)와 개나리(오른쪽 붉은 가지)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꽃을 피어내고 있다. 전종훈 기자
만리화(왼쪽 회색 가지)와 개나리(오른쪽 붉은 가지)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꽃을 피어내고 있다. 전종훈 기자

하지만 만리화 자체가 워낙 희귀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확실한 판단을 개화시점까지 미뤘고, 최근 꽃과 꽃받침 등을 관찰한 뒤 만리화임을 최종 확정했다.

개나리에 비해 만리화는 꽃받침의 크기가 작은 등 확연하게 외관 특징이 구분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윤하(계명대) 박사는 "만리화는 빙하기 유존식물종으로 한반도에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라며 "이번에 발견된 청송 만리화는 자생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서식한 덕에 오히려 교잡 등을 피하고 순종으로 보존될 수 있었는 것 같다"고 했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만리화는 한국특산종과 희귀식물로 분류된다. 국립수목원은 만리화 등을 세계적 가치가 있는 식물자원으로 분류하며, '우리나라에서 멸종되는 것은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특별히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생물학계에서는 지금까지 강원도 북부와 황해도 등에서만 확인된 만리화가 이번에 이보다 훨씬 남쪽인 청송에서 발견돼 큰 의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이날 청송군 공무원과 함께 이곳을 찾아 청송 만리화 보존에 대해 논의했다. 군은 우선 교잡이 일어날 수 있는 주변 화훼식물을 걷어낸 뒤 서식지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종원 교수는 "청송은 지질과 기후 환경이 독특해 만리화가 자연적으로 폭 넓게 분포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며 "심도있는 연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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