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흑인 남성을 트럭에 매달고 광란의 질주를 벌여 살해한 미국의 백인우월주의자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다. AFP 통신 등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간) 오후 미 텍사스주 헌츠빌에 있는 주립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존 윌리엄 킹(44)이 사형당했다고 보도했다.
킹은 1998년 제임스 버드 주니어 살해사건으로 기소된 3명의 백인 가운데 한 명이다. 공범 중 로런스 브루어는 2011년 먼저 사형됐고, 숀 베리는 유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력한 덕분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베리의 증언 등에 따르면 이들 3명은 1998년 6월 맥주를 마신 뒤 포드 픽업트럭을 몰고 다니다 히치하이크를 시도하던 버드(49)를 차에 태워 시골 도로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버드를 심하게 구타한 이들은 버드의 두 발목을 체인으로 묶어 트럭 뒤편에 매달고 도로를 달렸다.
당시 재판에서 한 법의학자는 버드가 트럭에 매달려 2마일(약 3.2km)가량을 질질 끌려갈 때까지도 살아있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콘크리트 배수관에 부딪히는 바람에 목이 잘리는 등의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 버드의 절단된 사체는 루이지애나주와 가까운 텍사스 재스퍼의 한 흑인교회 바깥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킹은 사형 직전까지도 범행을 부인하며 형 집행을 막으려 안간힘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킹의 온몸에는 KKK(큐 클럭스 클랜·백인 우월주의 결사)에 대한 충성 맹세와 '아리아인의 자존심'과 같은 백인우월주의 문신이 가득했다.
킹의 변호인은 전날 늦게 대법원에 형 집행유예를 요청했으나 결국 기각됐다.변호인인 리처드 엘리스는 "기소 때부터 재판 내내 킹은 완전히 무죄라고 주장해왔다"며 "버드가 죽기 전 공동피고인들과 버드를 남겨두고 먼저 자리를 떴고, 사건 현장에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형을 지켜본 피해자 버드의 여자형제 칼라 버드 테일러는 성명을 내 "킹은 그때도 오늘 밤에도 전혀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사형집행은 그의 행동에 대한 정당한 처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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