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적으로 조현병 환자 강력범죄 잇따라

2017년 정신질환자의 강력·폭력 범죄 건수 3천706건, 전체 정신질환자 범죄 9천27건 중 41.1%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 지 몰라 시민들의 불안감과 공포는 커지고 있다. 국가 차원의 관리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조현병 환자 범죄

25일 조현병을 앓아온 40대 여성이 "물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웃 주민을 흉기로 찔러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56분쯤 옆집을 찾아가 피해자 A(57) 씨의 배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B(46) 씨에 대해 2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옆집에서 들려오는 물 소리가 거슬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조현병을 앓아온 B씨는 수년 전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에는 대낮 도심 길거리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행인 2명을 흉기로 찌른 50대 조현병 환자에 대해 중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C(59)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C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11시 40분께 인천시 동구 한 공원 앞 도로에서 행인 D(67) 씨의 목 부위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조현병으로 2007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반복해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평소 환청이나 망상에도 시달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이 적지 않은데도 피고인은 용서를 구하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밖에도 10대가 아파트 윗 층 노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거나 중국 국적의 30대가 길거리에서 행인들을 무차별로 폭행하는 등 조현병 환자에 따른 강력·폭행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인득 사건 등을 계기로 타인에게 해를 가한 적이 있는 폭력 성향의 정신질환자를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과 경찰 등이 관련 체계를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안인득 사건 등을 계기로 타인에게 해를 가한 적이 있는 폭력 성향의 정신질환자를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과 경찰 등이 관련 체계를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강력 범죄율 2배…관리 예방 필요 목소리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범죄 중 강력·폭력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범죄 통계와 비교해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정신질환자의 강력·폭력 범죄 건수는 3천706건으로 전체 정신질환자 범죄 9천27건 중 절반에 가까운 41.1%에 달했다. 같은 해 전체 범죄 중 강력·폭력 범죄의 비중 19.3%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정신질환자의 강력·폭력범죄 건수도 지난 2013년 2천433건에서 2017년 3천706건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정신질환자 범죄는 재범률이 2017년 66.3%에 달해 방치될 경우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조현병 진료 인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에 10만2천772명이던 조현병 진료 인원은 2015년 10만6천187명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현병 환자 등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리·예방과 함께 개인적인 스트레스 등을 관리하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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