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천이 민선시장들의 무덤이냐, 참으로 부끄럽고 불명예스럽다."

김영석 전 시장 등 영천시 민선시장 4명 모두 구속 불명예, 시민들 부끄러움과 불만 폭주

"영천이 민선 시장들의 무덤입니까. 참으로 불명예스럽고 부끄럽네요."

승진을 대가로 부하 공무원에게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영석(68) 전 영천시장이 26일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영천시는 민선 자치단체장 4명이 모두 재임 중 또는 퇴임 후 처벌을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영천 시민들은 "(역대 민선 시장 모두가 구속되는)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터졌다"면서 "영천의 이미지가 또다시 크게 훼손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의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로 돌아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영천시는 1995년 시·군 통합 이후 시작된 민선자치 시대를 맞아 ▷1·2대(1995년 7월~2000년 6월)에 걸쳐 5년간 재임한 정재균 전 시장 ▷3·4대(2000년 10월~2005년 3월)에 걸쳐 4년 4개월간 역임한 박진규 전 시장 ▷5·6대(2005년 5월~2007년 6월) 시장으로 2년 1개월간 재임한 손이목 전 시장 등 3명의 전임 시장이 뇌물수수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하는 비운을 겪었다.

특히 재선거로 당선돼 7·8·9대(2007년 12월~2018년 6월)에 걸쳐 10년 6개월간 재임하며, 민선 유일의 3선 임기를 마친 김영석 전 시장마저 이날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영천은 민선 시장들의 무덤'이란 오명을 벗기가 어렵게 됐다.

시민 A씨는 "참담하고 부끄러울 뿐"이라며 "시장을 잘못 선출한 (시민들의)책임도 있지만, 그동안의 부정·부패에 대해 입을 다물어온 지역 공직사회가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 B씨도 "지역 공직사회의 처절한 참회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제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깨끗하고 정의로운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행정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시의회의 감시·견제 기능도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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