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국회'로 전락한 민의의 전당에 여전히 전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여당과 제1야당 지도부가 "갈 데까지 가 보자"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서로에 대한 공세는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충돌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정국주도권 다툼이라는 점에서 해결점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국민으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을 줄 알면서도 정치적 계산에 따라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한 점을 고려하면 총선 전 여야 간 화해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의 실질적인 효과는 여당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카드인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차이가 없고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사보임 역시 임시국회 회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열흘만 기다리면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데도 여당이 이렇게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하며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순리보다는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참여정부 당시 좌고우면하다 각종 개혁 입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여당으로선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은 남북관계, 각종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나 인재풀 한계,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파문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골칫거리였던 각종 악재를 한 번에 털어내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며 "정국을 일거에 이념경쟁의 장으로 몰고 가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한국당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당도 물러설 이유가 없다. 여당과의 갈등 양상이 첨예해지고 충돌의 강도가 더해질수록 양당 구도가 굳어지기 때문이다. 여야 4당의 공세에 밀리면 고립이지만 버티면 여당과 대등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점도 한국당의 전투 의지를 북돋고 있다.
또한 한국당은 이번 충돌이 이념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보수 대통합의 중심은 자신임을 강조할 수 있고 차기 총선 공천을 앞두고 내분 양상으로 번질 수 있는 당의 에너지를 외부로 표출하는 기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실현 가능성이 높진 않기만 여야가 갈등 봉합에 나선다면 그 시점은 새로운 여당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는 내달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일각에선 홍영표 원내대표가 후임자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기 말에 개혁법안 처리라는 밀린 숙제에 전력을 쏟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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