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장 비판 속에도 여야 포기 못하는 존재감·지지층

최근 여야 5당 지지율이 모두 상승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막장'이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강행되는 이유는 각 정당마다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지지층 결집 등 일부 요소들이 총선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내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여야 5당 지지율이 모두 상승하면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29일 잠시 소강상태를 맞았으나 국회는 언제든 다시 '용광로'처럼 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각 당 모두 현 패스트트랙 정국을 활용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기에 격한 충돌은 재연될 수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더 이상 늦출 경우 개혁입법 이행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이번 대결 국면에서 당내 보좌진이나 당직자 등을 총동원해 자유한국당의 실력 저지에 맞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대결에서 밀릴 경우 한국당에 입법 주도권을 내어주면서 문재인 정부의 주요 개혁 과제들이 줄줄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반대로 이번 사태가 민주당 주도로 수습될 경우 여당다운 면모와 개혁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재확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번 정국에서 전례 없는 단합된 모습과 '전투력'을 과시하며 패스트트랙 저지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성을 되찾아 보수지지층을 폭넓게 끌어안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여야 4당의 전략에 밀려 패스트트랙 지정이 이뤄진다면 국회를 전면 보이콧한 채 장외 투쟁만 벌이며 동정론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정국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정당은 바른미래당이다. 불법 사보임 논란과 지도부의 리더십에는 상처가 생겼으나 군소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고, 캐스팅보트로서의 주요 대상으로 부상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지난 22∼26일 CBS 의뢰로 전국 성인 남녀 2천51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여야 5당의 정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한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이 전주보다 0.2%포인트씩 올라 각각 38.0%, 31.5%를 기록했고, 정의당 0.4%포인트 오른 7.8%, 바른미래당 0.6%포인트 오른 5.3%, 민주평화
당 0.8%포인트 오른 2.7% 등으로 모든 정당이 상승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국회 격돌 때문에 각 당 지지층이 결집했다. 무당층이 줄어든 폭도 여야 대립이 극에 달하는 선거 때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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