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선도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의 전기차 생산역량이 홍보와는 달리 크게 떨어져 대구시와 업계의 전기차 육성 전략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관련 업계는 대구시가 전기차와 관련해 '기업 유치', '전국 최초' 등 눈 앞의 성과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지역 기업들의 원천 경쟁력 제고에 맞춰져야 한다고 호소한다.
시는 지난해 초 울산 소재 자동차부품업체인 디아이씨의 종속회사 제인모터스를 대구국가산업단지(달성군 구지면)에 유치했다. 이후 이 회사가 진행하는 '미래형 자동차 선도기술 개발사업'에 연구비의 절반인 10억원을 출연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대구가 전국 최초로 전기화물차를 양산한다고 홍보했다.
문제는 대구에 전기차 생산의 핵심 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제인모터스는 자체 개발한 전기화물차 '칼마토'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배터리에 국내 대기업 제품을 썼다. 차체도 현대차 포터를 중고로 매입하고 있다.
한중 합작회사 SNK모터스의 경우 2021년 대구공장을 준공해 연간 1만대 규모로 전기차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모터 등은 중국에서 공수해 핵심 기술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린모빌리티 등 전기이동수단을 생산하는 기존 대구업체도 전기차에 비해 제조공정이 간단한 이륜·삼륜차 생산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기업 유치 등 가시적 성과에 매달리는 대신 지역 경제 비중이 높은 제조업체들의 업종 전환을 유도해 산업 경쟁력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서산단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일부 중견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업종 전환을 하려 해도 은행 대출조차 쉽지 않다. 대구가 진정한 전기차 선도도시가 되려면 경쟁력 있는 지역업체들과 같이 가야 한다"며 "대구시 지원이 업종 전체가 아닌 특정 업체에 국한되면 사상누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핵심 기술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전기차 시장이 이제 형성되고 있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원을 받아 입주한 기업도 전기차 생산이 처음이다 보니 개발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는 않다"며 "지역 업체들의 업종 전환 필요성에도 공감하지만 전환 과정에서 설비 가동 중단 등을 감안하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또 "제인모터스, SNK모터스 등 외지기업이 대구 생산을 결정한 것은 대구의 전기차 육성 기조에 공감했기 때문"이라며 "당장은 부족하지만 시간만 주어진다면 머잖아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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