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18기 독자위원회 4차 회의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30분 매일신문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기사 오·탈자 문제를 비롯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및 가덕도 문제, 주 52시간 근무제 부작용, 에이즈 환자 관리 실태, 지역주택조합 문제 등 보도에 대해 심도 있게 지적했다. 반면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 8천장 기증, 자갈마당 여성들의 자활 기사 등에 대해서는 가슴 뭉클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독자위원 회의에는 이용두 위원장이 참석하지 못해 배병일 부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했다.

▶배병일 위원=인터넷판에 빈번한 오·탈자가 오래 수정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오탈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바로잡아주기를 바란다. 3월 30일자 1면 톱 '삼성, 대구 등지나' 기사는 우리나라 최대 대기업을 배척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다. 지역 광역단체장들의 대기업 유치 저조, 지역의 튼튼하지 못한 경제기반 등을 고려해보면 언론이 특정기업에 대한 근거없는 배척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합신공항부지 연내선정 약속한 정부' '민간공항 국제물류 경제공항으로 키운다' 등 1면 톱 기사들이 희망섞인 보도로 지역민을 부추기는 듯하다. 우리 지역 신공항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가덕도 문제는 밀접한 상관관계에 있는 만큼 정확한 사실보도가 바람직하다.

▶박경수 위원=4월 2일자 1면, 3면 '300명 이상 사업장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기사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 소상공인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주휴수당 발생 조건, 계산법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4월 23일자 8면 '마스크 8천장, 트럭째 몰고온 사장님' 기사는 멋진 미담이다. 칭찬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매일신문의 역할이 돋보인다. 4월 26일자 2면 '내 인생 마지막 기회 자활' 기사는 '자갈마당' 여성들의 인권과 자활의 필요성을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보도다. 그 여성들도 우리와 같이 인격이 있는 사람들이고 오히려 사회에서 보호해줘야할 약자이다. 편견보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자활이 행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도를 해주면 좋겠다.

▶정중규 위원=3월 29일자 '벚꽃은 피기 시작했지만' 칼럼은 내용 일부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하다. 칼럼은 벚꽃은 일본으로부터 유래했다고 단정하고 있다. 그런데 벚꽃의 원산지는 우리나라 제주도라는 것이 다수의 설득력 있는 학설이다. 또 해방 7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대통령은 친일잔재 청산, 민족 정기 운운하니 허탈한 느낌마저 든다는 표현은 일본의 온갖 만행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4월 3일자 '상주는 좌절하지 않는다' 칼럼은 인구 감소로 소멸될 군소도시에 대한 우려가 있을 때 매우 인상 깊었다. 상주가 54년 만에 인구 10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지역민의 노력으로 다시 10만명을 회복했다. 이 칼럼 보도 후 정부도 인구감소 지역에 청장년 유입, 귀촌 활성화 대책으로 총 40억원을 책정해 지자체 선정사업에 나섰다.

▶홍원표 위원=세상은 스마트해지는데 어르신들의 스마트하지 못한 디지털 소외 기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예매의 어려움, 전자기기 작동 버튼이 너무 많은 점, 공인인증서 관련 복잡성 등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했다. 디지털 문맹을 방치하면 세대 갈등이 생긴다. 어르신을 위한 간단하고 편리한 앱이나 쉬운 설명서를 따로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또 포항 한 마사지업소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하다 에이즈 합병증으로 숨진 외국인 여성의 기사는 현재 에이즈 관리제도와 마사지업소 문제점을 심도있게 지적했다. 마사지업소의 운영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업소에 잠입해 실상을 알린 것 또한 돋보인다.

▶조충제 위원=4월 3일자 3면 '대구읍성 복원 가능할까'라는 기사를 읽고 관심 없이 지나다니던 곳들이 지역학적으로 어떤 역사적 유래를 가지고 있으며 예전의 모습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대구 중구청도 대구읍성 복원을 위한 의지를 가지고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앞으로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할 사업인데 예산확보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도심재생 예산의 확보상황과 대구읍성 복원으로 예상되는 관광수입이나 지역발전에 대한 지표가 없어 아쉬웠다. 많은 전문가가 계획을 세우고 검토를 했다면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자료를 내세워 사업의 당위성을 이해시키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강정영 위원=4월 7일자 보도한 '숙지지 않는 범어W 보상금 갈등' 기사는 조합측과 지주측 양쪽 입장을 객관적으로 잘 설명했다. 이 사업은 범어네거리는 대구의 최중심자리로 4년 넘게 슬럼가처럼 되어 있어 미관상, 안전상 많은 폐를 끼치고 있다. 또 사업이 오래 지연되면서 조합원의 피해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다. 더구나 대부분 조합원이 서민이며 전 재산이 걸려 있는 일이라 더욱 안타까웠다. 문제를 숨기지 않고 좋은 방법을 찾고자 하는 조합측의 자세도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이와 연계해 최근 성공적인 조합원 분양을 마무리하고 일반분양을 준비 중인 지역주택조합 사례도 다뤄줬으면 좋겠다. 더불어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특징과 조합원 가입 때 주의할 점, 조합원 보호 법적장치 등도 알려주면 좋을 듯하다.

▶이원호 위원=4월 1일자 영남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경북의 우군이었던 항공 전문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가 낙마함에 따라 지역에 어떤 득실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보도는 매우 신선했다. 최 후보자는 기사가 나오기 전날 자진 사퇴했다. 온 국민이 최 후보자의 부동산 보유, 부동산 시세차익, 도덕성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을 때 최후보자의 전문성과 파장 등 냉정하게 평가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해줬다. 5월 1일은 나루히토 왕세자가 일본 국왕이 되는 날이다. 경제력 세계 3위 국가의 국왕이 교체되는 만큼 우리나라 및 주변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차분하게 분석한 기사도 다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해용 편집국장=오늘 독자위원들이 제시한 지면평가는 매우 유익했다. 오·탈자나 잘못된 용어 선택은 신문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품질 좋은 지면을 만들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 사설을 비롯한 칼럼에 대한 평가에도 귀를 기울이겠다. 칼럼의 경우 필자의 주관이 많이 반영되고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독자위원들이 지면 평가를 하면서 대안도 제시해줘 감사드린다. 제의한 대안은 반드시 지면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지역경제와 관련한 대기업 보도는 전후 관계를 잘 살펴 신중하게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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