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돌봐준 친누나 살해 조현병 50대 "누나 자고 있다"

60대 누나 동생 돌보러 왔다가 참변…복지관 직원 신고로 나흘 만에 발견
30여년간 조현병 앓아, 4차례 강제 입원…이상 행동으로 경찰 출동하기도

조현병을 앓는 50대 남성이 친누나를 흉기로 무참하게 살해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서모(58)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서 씨는 지난달 27일께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친누나(61)를 집에 있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서 씨 범행은 사건 발생 추정일로부터 나흘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밝혀졌다.

서 씨와 친누나가 연락되지 않아 사회복지관 직원이 집으로 찾아갔지만, 불이 꺼진 채 문이 잠겨 있자 오후 5시 7분께 112로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해 출입문을 강제로 열었더니 서 씨 누나는 안방에 엎드린 채 처참한 모습으로 숨져 있었다.

경찰은 "서 씨가 문고리를 잡은 채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텼고 약간 열린 문틈으로 복지관 직원이 '누나는 어딨느냐'고 묻자 서씨가 '자고 있다'고 대답했다"면서 "서 씨 누나의 머리와 팔 여러 곳에서 참혹한 상처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서 씨는 당일 오후 5시 50분께 체포됐다. 경찰은 집 안에서 범행도구로 보이는 흉기도 발견했다.

경찰은 "서씨가 누나 살해 후 시신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시신 부패 상태 등으로 미뤄 27일 사망한 것으로 검안의가 추정했으며 부검을 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각을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씨는 경찰이 범행 동기를 묻자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서 씨를 부산시립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

다른 지역에 사는 서 씨 누나는 지난달 24일 동생을 돌보기 위해 부산에 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과 25일 이틀간 누나가 동생의 상태에 대해 복지관 직원과 상담했다.

서 씨 누나는 2남 3녀인 가족을 대표해 동생을 돌봐왔다.

경찰조사 결과 서 씨는 약 30년 전부터 조현병을 앓고 있다.

올해 2월 1일부터 한 달간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현재까지 4차례 강제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3월 9일 낮 12시 15분께 자신의 아파트 안에서 페트병으로 수차례 벽을 치는 등 이상 행동을 해 112에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 씨에게 엄중 경고한 뒤 철수했다.

경찰은 서 씨 상태가 나아지는 대로 범행 동기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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