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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프리즘] 예체능계 입시와 미운 오리 새끼

신기훈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전략기획팀장(능인고 진학부장)
신기훈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전략기획팀장(능인고 진학부장)

한류 열풍과 문화산업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면서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스포츠와 미디어 문화를 접한다. 이같은 영향으로 진로를 예체능계열로 정하고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8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직업 1위는 운동선수, 8위는 가수. 중등학생 경우엔 운동선수가 4위, 연주가·작곡가가 9위였다.

음악과 미술, 체육 등 흔히 말하는 예체능교육에 대한 수요는 늘어났다. 하지만 학생들의 진로희망에 적합한 교육환경은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았고, 이들에 대한 진학 지도도 쉽지 않은 게 지금의 학교 현실이다.

특히 일반고 경우 학업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자 예체능 방면 실기 평가를 통해 대학에 가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중 적지 않은 수는 학업 의욕이 낮고, 학교의 여러 비교과활동에 참여하는 데도 소극적이다.

교사들이 이들 학생을 상담하고 진학지도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실기고사 시행일이 다가오면 하교 시간 전에 학교 밖으로 나가려는 아이들과 실랑이 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체능계열 대학 진학과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보다 사교육기관을 더 믿고, 학교에서는 정규교육의 '이탈자' 쯤으로 간주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는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2020학년도 대입 예체능 전형은 대부분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교과성적과 실기를 반영한다. 실기 성적의 비중이 큰 만큼 실기 능력이 중요하다. 학생부 교과성적 반영률은 10~40% 정도다. 하지만 미세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교과성적의 영향력이 크다. 학생부종합전형까지 대비해 학교의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예술위탁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구예담학교'를 통해 진로맞춤형 예술교육을 받는 것도 좋다.

예체능계열로 진학하려고 한다면 부모님과 상의, 빨리 결정하는 게 좋다. 그래야 실기와 함께 예술, 체육 관련 비교과도 충실히 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학별 실기과제에 적합한 기초역량을 다질 수 있다. 그리고 교내행사, 공동교육과정, 예술학교의 프로그램을 심화할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극히 미세한 교과성적의 차이로, 또는 수능 반영과목의 점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교과 공부를 멀리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교사들은 교사 나름으로 관련 진학정보를 충분히 익히고 제공해야 한다. 천문학적 돈을 들여 사교육에 의존하게 두는 것은 공교육을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 예체능계 진학을 희망하는 아이들은 더 이상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다. 그들 중에는 지금 보이지 않을 뿐, 눈부신 백조의 털을 기르고 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신기훈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전략기획팀장(능인고 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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