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은주 대구미술관장 인터뷰

최은주 대구미술관장. 대구미술관 제공
최은주 대구미술관장. 대구미술관 제공

"건립 8년째인 대구미술관은 그동안 좋은 전시와 인프라 구축 및 1천200여 점의 소장품을 갖춘 미술관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프레임이 필요한 것으로 느꼈죠. 전체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취임 2주째를 맞은 최은주(56) 대구미술관장이 2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 관장은 취임과 동시에 그동안 대구 지역 웬만한 전시회는 가능한 한 방문하는 등 대구 문화예술계 인사들과의 접촉을 이어갔고 내부적으로는 지금까지 대구미술관의 소장품 관리, 전시회 유치,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개선점을 파악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앞으로 대구미술관은 모든 전시에 앞서 전체 큐레이터가 모여 내부 의견 수렴을 거치는 전시기획회의를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전시기획회의는 전시든 기획이든 해당 아이템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보다 양질의 전시회를 갖기 위한 최 관장의 첫 포석이다. 이는 그가 국립현대미술관과 경기도립미술관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의견 맵핑(Mapping)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전시계획을 세우기 위한 수단이다.

"다음은 대구미술관의 소장품 문제입니다. 소장품은 미술관의 핵심인데 현재 대구미술관은 소장품 상설관이 없죠. 게다가 1천200여 점에 대한 분석 작업도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한 형편입니다. 향후 10년 안에 대구미술관 소장품이 3천여 점을 넘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최 관장에 따르면 소장품 상설관이 구색을 갖추려면 최소 3천여 점의 소장품이 필요하다. 여기에 작가별 작품별 분석도 마련돼야 한다. 이는 대구미술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 관장은 또한 대구지역 미술인들과의 소통 문제도 언급했다.

"근대미술을 연구하고 관찰한 사람으로서 내년쯤 한국근대미술과 대구화단과의 관계를 도출해낼 전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큐레이터 경력만 30년이 넘는 최 관장은 과거 덕수궁미술관장 시절을 언급하고 한국의 대표적 근대미술관이 덕수궁미술관임을 상기시키며 근대미술전시 때마다 대구를 찾았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대구미술관이 대구화단과 제대로 매칭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음도 시인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해당 큐레이터들과 계속 연구해서 접점을 찾을 것이며 대구화단의 창의적 열기 고취와 격려를 위해 대구미술관의 역할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관장은 대구시민과 친화적인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시민과의 양방향 소통을 촉진할 통합 웹사이트와 온라인 서비스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미술문화 관련 콘텐츠 자원 발굴과 아카이빙에 이르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해 대구미술관이 대구미술문화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자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술관이 지닌 목적의식과 구성원들의 열정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난관도 물리치고 목표를 달성할 의지가 충만합니다."

최 관장의 각오가 가까운 미래에 달라질 대구미술관의 위상과 정체성을 기대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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