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살아봐야지/너도 나도 공이 되어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지난 3월 교보생명 본사 글판에는 올라온 시 한 구절. 정현종 시인의 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공' 하나 에서도 어찌 저리 가슴 먹먹한 감동을 건져 내는지, 혼자서 두고두고 의미를 곱씹었습니다.
문득, 수많은 감동의 공들이 튈 대구축구장이 생각났습니다. 특히 올해는 모두가 '대구'를 주목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전용구장 DGB대구은행파크가 개장한 데다 새집 주인공이 될 대구FC가 지난해 FA컵 우승으로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첫 진출 했기 때문입니다.
시작부터 환상적입니다, 대구는 리그 최강 전북현대와 개막전에 맞붙어 무승부를 거두면서 K리그 우승자와 FA컵 우승자가 동등함을 축구 팬에게 알렸지요. 그 후로도 4월이 넘어설 때까지 상위권을 내달리고 있습니다. 대팍이라 불리는 DGB대구은행파크는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대구 사람 스스로 놀라워하고, 국내 모든 축구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도 바뀌고 있습니다. 신나는 일 없던 대구가 기쁨과 환호로 가득하고, 자신감이 넘치기 시작했습니다. 2부 추락과, 강등 후보, 텅 빈 경기장으로 대표되던 대구축구가 거짓말처럼 국내 축구의 심장이 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시민'의 이름으로 탄생한 시민구단이기에 그 자신감은 오롯이 시민의 것이 되고 있습니다.
도심 속 경기장은 새로운 대구의 랜드마크가 됐고, 대구 선수들은 새로운 동화를 써 내려가며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대팍을 중심으로 대구 투어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유튜버들도 대구를 다녀온 체험 영상을 곳곳에 올리면서 축구하나가 대구를 바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이 분위기에 들뜨거나 취해만 있다면 우리는 롱런할 수 없습니다. 어떤 힘이 대구시민을 운동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축구'가 축구만이 아닌 도시의 이야기, 대구의 정신을 상징해야 합니다. 그 정신은 곧 대구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축구, 대구를 부탁해!'
대구FC엔젤클럽 이호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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