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푸틴과 통화…"北비핵화 위한 압박 촉구"

6자회담 꺼내 역할확대 노리는 러시아에 '제재공조' 압박 메시지
美와 교착 속 北의 러 밀착도 차단…트럼프 "아주 생산적 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북압박 공조 지속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 이후 6자회담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러시아의 역할 확대를 도모한 가운데 대북압박 이행에 역할을 한정하며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푸틴 대통령과 (전화로) 1시간여 대화를 했고 아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논의 주제로 북한과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등을 꼽은 뒤 "전체적으로 아주 긍정적인 대화였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통화의 상당한 시간을 북한에 대해 얘기했고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과 약속을 되풀이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러시아가 나서서 북한 비핵화에 압박을 가하도록 계속 돕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언급했다"면서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 코멘트의 초점이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 대북압박 공조 지속을 강조한 것은 북한과의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협상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역할을 대북제재 공조에 묶어두면서 북한이 러시아라는 새로운 지렛대에 기대 교착상태인 북미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을 차단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에 대해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미국)가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제재 이행 강화를 촉구하며 북중러 밀착을 경계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체제보장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김 위원장이 미국 측에 자신의 입장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안전보장과 관련한 언급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길고 아주 좋은 대화를 했다"면서 "무역과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북한, 핵군축, 심지어 '러시아 사기극'도 논의했다. 아주 생산적 대화였다"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기로 했다가 이틀 전 전격 취소했다. 이날 전화통화는 그 이후 이뤄진 첫 통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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