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표 내고 떠나다'…퇴사자 여행에세이 인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퇴사를 꿈꾸지만 실제로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평생 가슴 속에만 사표를 품었던 기성세대와 달리 요즘 젊은 층은 과감하게 퇴직을 선택하기도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직장인을 위해 각종 강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SNS 커뮤니티에 구독자가 몰리는 등 퇴사 관련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점가에서도 이런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퇴사를 준비하는 방법, 퇴사 후 제2의 인생을 찾는 법 등을 다룬 책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5일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퇴사를 주제로 한 도서는 지난 2017년 이후 출간 종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판매량도 증가세다.

그중에서도 회사 생활에 지쳐 있던 사람들이 퇴사 후 여행을 통해 새롭게 깨달은 삶의 가치와 감정 등을 풀어낸 여행에세이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2019년 여행에세이 베스트셀러에는 금융감독원 최초 고졸 정규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행복하지 않은 삶에 퇴사를 결심, 28일간 6대륙 44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세상을 기록한 '삶의 쉼표가 필요한 때'(2위) 등 퇴사 후 여행기를 담은 책들이 상위권에 다수 포함됐다.

3위에 오른 '회사 문 닫고 떠난 한 달 살기'는 여행 콘텐츠 제작소 '여행에미치다' 전 직원이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경험한 내용을 담았다.

이밖에 '때때로 괜찮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20위)는 광고 크리에이터로 일하던 저자가 퇴사 후 300일간 30개국 60개 도시를 유랑한 이야기다.

'답은 '나'였다'(23위)는 5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시작한 저자가 여행을 통해 '진짜 나'를 찾아가는 심리 변화에 집중한다.

이러한 책들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 독자는 30대로 나타났다.

현재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는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 '여행의 이유'가 올라 있다. 작가가 여행하며 느낀 삶과 인간, 세상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를 담은 책이다.

퇴사와는 직접 관련은 없지만, 여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희 예스24 여행 서적 상품기획자(MD)는 "퇴사가 새로운 사회 트렌드로 떠오르고, 퇴사 후 여행은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기 위한 당연한 절차로 여겨지고 있다"며 "퇴사자들의 여행기가 여행에세이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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