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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북 성주 아닌 지역서 생산된 참외 성주참외 둔갑

성주참외 품질 명성 유지위해 강력한 단속 촉구
지리적 표시제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수확한 참외 바구니를 가득 실은 흰색 1t 트럭이 달성군 하빈면에서 성주대교를 건너와 선남면 소학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매일신문 독자 제공
수확한 참외 바구니를 가득 실은 흰색 1t 트럭이 달성군 하빈면에서 성주대교를 건너와 선남면 소학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매일신문 독자 제공

지난 3일 A씨는 대구에서 성주로 출근하던 중 수확한 참외 바구니를 가득 실은 1t 트럭이 달성군 하빈면에서 성주대교를 건너 성주군 선남면으로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순간 '성주참외로 둔갑시키기 위해 성주로 가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트럭을 쫓아갔지만 트럭이 신호를 위반하고 내달리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다. A씨는 "차량번호를 알고 있는 만큼 이동 경로를 파악하면 성주참외 둔갑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 달성군 등 성주군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참외가 성주참외로 둔갑하고 있다는 신고가 잇따르는 등 당국의 지도단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른 지역의 참외가 성주참외로 둔갑하는 이유는 성주참외 가격이 더 비싸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기준 성주참외 상품 10kg 한 상자의 경매가격은 6만4천원이었다. 이에 비해 달성군 참외 상품 10kg 한 상자는 4만5천원(당일 농협 홈페이지 고시가격)으로 상자당 2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성주참외 둔갑은 성주농민이 성주가 아닌 지역에서 참외를 생산한 뒤 성주로 반입하는 경우가 많고, 성주참외 포장박스를 사용해 둔갑시키는 경우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주참외 농민들은 "성주농민이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참외를 성주참외로 둔갑시키는 것은 스스로 자기 눈을 찌르는 행위"라며 "성주참외의 고품질 및 명성 유지를 위해 이런 몰염치한 행위를 강력 단속해야 한다"고 했다.

성주군은 "참외농가와 생산자단체 등에 지리적 표시제 위반 관련 내용을 홍보하고, 관련 기관에 단속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성주참외 둔갑행위 근절에 나서겠다"고 했다.

성주참외는 지리적표시 농축산물 제10호(2005년 12월 1일)에 등록돼 있어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참외를 성주참외로 둔갑시키려다 적발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지리적 표시제 = 상품의 품질, 명성, 특성 등이 근본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비롯되는 경우 지역의 생산품임을 증명하고 표시하는 제도. 다른 곳에서 임의로 상표권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권리가 주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보성 녹차가 최초로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됐고, 의성 마늘, 성주 참외, 횡성 한우 등 100여 개의 품목이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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