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용수 위안부 할머니, 안동 소녀상 찾아 시민께 감사 전해

최근 일본 히로시마 조선 학원에 기부금 500만원도 전달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가 6일 안동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김영진 기자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가 6일 안동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김영진 기자

"너무 좋은 곳에 소녀상을 설치해 주신 안동시민께 감사드립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가 6일 안동 웅부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이용수 할머니는 "따뜻한 햇살과 푸른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시민들의 쉼터에 소녀상을 만들어 주셔 너무 감사해 눈물이 난다"며 "이러한 시민들의 지지에도 일본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위안부 피해자가 모두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나이로 91살이지만 일본과 싸울 수 있는 건강이 남아 있어 너무 다행"이라며 "후손들에게 이 아픔의 역사가 이어지지 않고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정확한 역사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용수 할머니가 히로시마 조선 학원에 장학금 500만원(약 50만엔)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 캡처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용수 할머니가 히로시마 조선 학원에 장학금 500만원(약 50만엔)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 캡처

최근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 히로시마 조선 학원에 기부금을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이용수 할머니는 '히로시마 조선 학원 무상화'를 요구하는 소송 항소심에서 구두 변론을 마친 뒤 열린 보고집회에 한복 차림으로 참석해 해당 학원 교장에게 기부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이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자 히로시마 조선 학원은 고교 무상화 적용을 요구하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에 사는 우리 아이들이 왜 차별을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1992년 위안부 피해자로 인정받은 뒤 지금까지 1천만원을 모아 베트남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500만원을 전달했고, 이번에 차별받는 일본 내 우리 학생들을 위해 남은 500만원을 기부했다"며 "만행을 저지른 일본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이제는 아이들에게까지 차별을 일삼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안동 웅부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해 소녀상에게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안동 웅부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해 소녀상에게 "외롭지 마라,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이용수 할머니는 28년 동안 눈·비 등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서울 일본대사관 부근에서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집회에도 자주 참가하고 있다.

(재)한국가상현실진흥원은 그동안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한 사진·영상자료를 전시하는 특별전도 준비 중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소녀상만 봐도 안동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을 느낄 수 있었고 큰 힘과 용기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하고, 이 친구(소녀상)가 외롭지 않도록 잘 보살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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