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가정의 달 5월, 건강검진으로 가족 행복 찾으세요

조윤정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50대 직장인 김 모씨는 3년째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특별히 불편한 증상이 없었고 바쁜 직장생활로 이렇다할 운동을 하지 않고 지냈지만, 찜찜한 마음은 계속 남아 있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일찍 돌아가셔서 늘 심장질환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아내와 아들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했고, 주요 심장 혈관에서 동맥경화가 심각한 것을 발견했다. 김 씨는 바로 순환기내과 진료를 거쳐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가족들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응급 상황을 예방할 수 있었기에 안도했다.

◆질병 조기 발견 지름길은 정기 건강검진

가정의 달 5월이다. 가정 행복의 기반은 온 가족의 건강이라 할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와 더불어 질병의 조기 진단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망 원인은 암(악성신생물),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 가장 많다. 암은 1-9세 및 40세 이상에서 1위이고, 30대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전 연령대에서 대표적인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심장 질환은 60세 이상에서 2위이고, 50대에서 3위, 10대~40대는 4위로 모든 연령층에서 5순위 안에 포함된다. 뇌혈관질환도 60대 이상에서 3위의 사망원인이다.

이들 질환은 대체적으로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을 느낄 수 없다. 질환 발견 당시에 이미 진행된 상태라면 치료과정에서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상당한 고통을 주게 된다.

최근에는 의학 발전으로 암도 조기에 진단만 되면 생존율이 70~90%에 이른다. 특정 질병에 대한 가족력이 있거나, 특별한 이유없이 체중이 줄어들거나 피로감이 지속될 때는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본인이 평소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몸에 특정한 증상이 없어도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 30대 이후 가족력 있으면 정밀검사 추가

나이에 따라 건강의 위험요소와 신체 변화도 다르므로 연령대별로 적절한 건강관리 및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일반건강검진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인 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검사항목을 구성하고 있다. 공통 검사항목으로는 신장, 체중, 허리둘레, 체질량지수, 시력, 청력, 혈압, 요검사, 신장기능검사,간기능검사, 혈색소, 공복혈당, 흉부방사선촬영, 구강검진 등이 포함된다.

10, 20대에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며 기초건강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연령대에 권고된 일정표대로 필수 예방접종을 시행하여 감염질환을 예방하고, 향후 만성질환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식습관, 운동습관을 가지도록 하자. 모든 연령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간단한 검사는 받는 것이 좋고 비만, 운동, 음주, 흡연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30대 이후는 기본적인 검진을 중심으로 하면서 암,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정밀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조기 발견에 효과적이다.

40대부터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을 포함해 여성의 경우는 자궁경부암, 유방암 등 주요 암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가암검진 프로그램과 각 학회의 암검진 권고안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내용은 대체적으로 유사하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 5대암검진 프로그램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대상으로 한다.

검진주기는 간암의 경우 B, C형 간염항체 양성자 및 간 질환자는 6개월 단위로 살펴보는 것이 좋고, 나머지 암은 1, 2년마다 검진을 권장한다. 이 중 대장암의 위험인자가 되는 가족력을 가진 경우라면 검진 주기를 당겨 대장내시경검사를 하고,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치밀유방이 많으므로 유방암 검진에 초음파검사도 포함시키면 좋다.

◆담배 오래 피웠다면 저선량 폐CT검사
50, 60대 이후에는 특히 암, 혈관질환 등의 발병 위험이 커지는 시기로, 꼼꼼한 검진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정기적인 기초검진과 국가암검진을 기본으로 하면서 개인별 위험인자에 따른 추가 검사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흡연 경력이 오래됐다면 저선량 폐CT검사를, 기저 위험인자에 따라 심뇌혈관질환을 대비한 혈관검사 등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60대 이상은 각종 신체 기능의 퇴행성 변화에 대하여 노인성 질환에 대한 검사를 권고한다. 기본 건강검진 내용 중 2018년부터 변화된 항목으로 이상지질혈증 혈액검사는 4년 주기로 시행되고, 생활습관평가, 정신건강검사 및 인지기능장애검사, 노인 신체기능검사의 주기가 앞당겨졌다.

조윤정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윤정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본적인 일반검진은 빠트리지 말고, 국가에서 권고하는 주기에 맞추어 정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도록 하자"며 "무엇보다 건강검진은 결과를 반드시 확인하고, 나빠졌거나 우려할만한 수치가 나왔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암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으로 ▷담배 피우지 않기 ▷음식을 싱겁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건강체중 유지하기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 등을 권했다.

도움말 조윤정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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