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공직자 명예 먹칠하는 독직 행위, 단호히 끊어내야

대구시 공무원들이 연거푸 '골프 접대'로 물의를 빚자 권영진 시장이 앞으로 독직(瀆職) 사태가 재발할 경우 부서장 등 상급자에게도 연대책임을 묻겠다며 엄중히 경고했다. 권 시장은 최근 조례에서 "공직사회 부정부패는 가족과 조직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라며 '연대책임'의 초강수를 꺼내 든 것이다. 공직 비리에 대한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볼 때 권 시장의 단호한 처벌 의지는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공무원 비위 행위가 불거질 때마다 대구시는 '공무원 행동강령' 강화 등 나름의 대응 조치를 취해왔다. 그럼에도 일부 공무원들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공직에 계속 먹칠을 해왔다는 점에서 더 이상 가벼운 징계로 넘어갈 단계는 아니다. 비록 극소수 공무원에 국한된 일이라고 해도 방치할 경우 공직사회에 널리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예방주사가 필요한 때다.

지난해 한 건설업체로부터 여러 차례 골프 접대를 받아오다 적발된 수성구청 건축과장이 며칠 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도 새겨들어야 할 경종이다. 나머지 공무원 3명은 비록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나 자체 징계를 앞둔 처지다. 한순간의 잘못으로 동료들에게 누를 끼치고 시민을 배신했다는 점에서 일말의 동정심도 허락하기가 어렵다. 최근 시민운동장 재건축 공사업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노조 대표 등에 대해 전국공무원노조 지역본부가 먼저 직위 해제를 요구한 것을 보면 공직사회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무원 신분을 망각하고 사익에 한눈을 파는 것은 공직자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인 동시에 공직사회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청렴은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가 지켜야 할 도리다.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로 가족과 공직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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