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자녀들의 선물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즐거운 삶'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면서 부모들이 기존 카네이션 꽃보다 여행이나 현금을 좋아하는 신풍속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
이에 자녀들도 각종 콘서트와 일본·동남아 등 항공권 티켓을 어버이날 선물로 구매하는가 하면, 돈으로 만든 박스 또는 바구니 등으로 예쁘게 꾸민 기발한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부 김려진(24·동구 둔산동) 씨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 방송돼 인기를 끈 '내일은 미스트롯' 대구 콘서트 티켓을 선물했다. 김 씨는 "어버이날 선물을 고민하다가 콘서트 티켓을 선물하기로 했다"며 "10만 원대라서 가격도 부담되지 않고 부모님 반응이 좋아 후회 없는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 예매가 진행된 '나훈아 청춘어게인' 대구 콘서트는 4분 만에 매진됐다. 엑스코 관계자는 "어버이날 선물로 트로트 등 중장년 취향에 맞는 콘서트 티켓이 인기가 많다"며 "워낙 빨리 매진된 탓에 시기를 놓친 고객들의 문의 전화도 걸려온다"고 했다.
일본·동남아 등 해외 단거리 노선의 항공권 티켓도 인기다. 어버이날을 비롯해 어린이날, 부처님 오신 날 등 공휴일이 많은 5월은 여름 성수기에 버금가는 '항공권 대목'이다.
한 여행사 대표는 "대구공항에 베트남 다낭 노선이 취항한 후 어버이날 선물로 해당 상품을 구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급증했다"며 "일본 규슈도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는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현금'이 어버이날 선물 1순위로 꼽힌다. 화사한 꽃 상자 한 켠에 현금을 가지런히 포장해 넣을 수 있는 용돈박스 형태부터 꽃 한 송이마다 현금을 장식처럼 감아 만든 꽃바구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어버이날 선물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화훼업계와 국내 관광버스 업계는 급격한 매출 하락에 울상이다.
김순조 동인꽃시장 상인회장은 "요즘은 꽃 외에도 선물할 상품들이 다양해지다보니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30% 이상 줄었다"며 "화훼업계 자체가 불황이어서 공급 농가마저 줄어 물량 확보도 어려운데 가격까지 올라 더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구 한 관광버스 업체 대표는 "예전에는 어버이날을 겨냥한 관광상품도 출시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어버이날은 오히려 불황 속 불황이 됐다"며 "지난 황금연휴에는 차량이 한 대도 안 나갔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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