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 정부 출범 2년 대구경북은]<상>인사, 국책사업 패싱

18개 부처 장관 중 TK출신 '1명'…SK하이닉스 유치 실패, 원해연 반쪽짜리 전락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 서울 금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어르신과 가족 및 관계자들과 간담회 도중 치매에 걸린 아내를 위해 역대 최고령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최대식 할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 서울 금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어르신과 가족 및 관계자들과 간담회 도중 치매에 걸린 아내를 위해 역대 최고령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최대식 할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간 대구경북(TK) 출신 인사 홀대와 국책사업 패싱 등으로 'TK 암흑기'가 더 짙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10일)을 맞아 대구경북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민심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TK 출신 인사 '전멸'

지난 3·8 개각에서 TK 출신 인사는 말 그대로 전멸했다.

TK 출신이 단 한 명도 입각하지 못하면서 18개 중앙 부처 장관 가운데 TK출신은 1명만 남은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8개 중앙 부처 장·차관 가운데 TK출신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안동, 안동고-단국대 행정학과)을 포함해 구윤철 기획재정부 제2차관(성주, 영신고-서울대 경제학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대구 달성, 경북고-연세대 경제학과) 등 손에 꼽힐 정도에 그친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에서도 TK 출신은 영덕 출신의 김수현 정책실장 단 한 명뿐이다.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소위 주요 권력기관의 실세에서도 TK 출신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최소한의 지역 목소리와 정서를 전달할 통로가 막힌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공공기관장 인사에서도 TK인사 배제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대구 달성)이 공공기관 337곳(공기업 35곳, 준정부기관 93곳, 기타 공공기관 209곳)으로부터 받은 기관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한 공공기관장 221명 중 대구 출신은 5명(2.3%)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기 '인사 대탕평'을 강조한 것과 달리 최소한의 지역 안배도 고려되지 않아 TK 출신이라는 지역성 때문에 유능한 인사들도 상대적으로 차별을 겪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졌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비례·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대구시민 10명 중 6명꼴인 61.6%가 지난 3월 문재인 정부의 장관 후보자 지명에 TK 출신이 없는 점을 지역 홀대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TK 홀대가 개선될 여지가 없을 것으로 인식하는 의견이 88.4%나 돼 '개선될 것(11.6%)'이라는 의견보다 76.8%포인트(p)나 높았다.

◆국책사업도 패싱 '분통'

최근 국책사업에서도 이어진 타격으로 지역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정부가 원전해체산업 육성 및 원전 중소기업 지원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는 원전해체연구소를 2021년까지 부산·울산과 경주에 각각 마련하겠다고 결정하면서다.

부산·울산 접경지역인 고리원전 안에 들어서는 원해연은 경수로 분야이고, 경주 감포읍 일대에 마련되는 것은 그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중수로해체기술원이다.

경북에는 국내 원전 24기 중 절반인 12기와 관련 시설들이 집중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해연 유치가 반쪽짜리로 전락하자 지역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부산·울산지역의 사업비 규모가 2천400억원인 데 비해 경주는 700억원 규모로 알려지면서 울분은 더 커졌다.

앞서 구미시가 유치를 추진한 SK하이닉스도 경기도 용인시에 넘겨주며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원해연 설립마저 놓치자 대구경북 패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영남권 5개 지자체가 이미 합의한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있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등이 김해신공항 건설이 아닌 가덕도 설립 카드를 내세운 부산·울산·경남에 힘을 보태는 발언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5일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동남권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업무협약식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호 울주군수, 송호철 울산시장, 오거돈 부산시장, 성윤모 산업부 장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 강길부 국회의원,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경북도 제공
지난달 15일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동남권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업무협약식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호 울주군수, 송호철 울산시장, 오거돈 부산시장, 성윤모 산업부 장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 강길부 국회의원,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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