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평]미중전쟁의 승자,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최병일 지음/ 책들의정원 펴냄

트럼프와 시진핑
트럼프와 시진핑

인구 14억의 세계 최대 무역대국이자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미국 IT기업 못지 않은 화웨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을 정면에 내세우며 기술굴기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듯 턱 밑까지 따라온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무역을 넘어 기술까지 넘보는 중국을 막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대화와 타협으로 조기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장지전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1위 대국'이라는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패권전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은이 최병일 교수는 미중 관계가 이제는 '경쟁력 협력'에서 '대립적 경쟁'으로 바뀌었다면서 미국과 소련 사이에 벌어졌던 냉전시대 중 미국이 삼각외교를 통해 중국과 손을 잡았던 그때가 미중전쟁의 전초였다고 밝힌다. 더불어 2001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 후원하면서 제 발등을 찍게 되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트럼프
'미중전쟁의 승자' 책표지

◆미국 왜 중국과 무역전쟁 시작했나

"중국은 우리에게 5천40억 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적자를 안겨주고 있다. 누구는 3천750억 달러라고도 한다. 무역수지를 바라보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어떻게 보더라도 세계 역사에서 이런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는 유례가 없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지식재산권 도둑질은 계속되고 있고 그 피해액은 수천억 달러가 될 것이다."-2018년 8월 백악관 발표

미국은 1979년에서 2016년까지 제조업체의 일자리가 1천900만 개에서 1천200만 개로 줄었다. 제조업 일자리는 2000년 경 1천800만 개 정도에 머물고 있었는데 2001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56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미국 제조업 고용 역사상 가장 큰 감소다. 이는 중국산 수입품이 급증하면서 2001년 미국 제조업 고용이 급감했다. 정치권 활동가들은 중국과의 무역을 이면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시진핑
트럼프

◆미중 통상갈등 주요 쟁점은 뭔가

우선 미국의 대중국 무역불균형이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1990년 100억 달러에서 2015년 3천670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개방된 미국 시장, 폐쇄된 중국 시장'이라는 증거로 제시돼 중국 시장의 개방을 압박해왔다.

둘째는 중국의 해외투자 중 미국 투자 비중이다. 중국은 미국에서 주로 M&A에 집중하고 있으며 주요 타깃은 기술 분야다. 미국은 국가안보의 위협 가능성에 우려를 하고 있다.

셋째는 미국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 환율을 중국 정부가 결정하고 중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위해 위안화 환율을 시장 가치보다 낮게 저평가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미국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이 기술 이전을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기업의 기술 이전은 중국 정부의 강요가 20%, 중국 기업의 요구에 의한 경우가 80%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보안도 심각한 갈등 요소다. 중국 정부가 민간 전산망에 침투해 입찰 정보, 영업 기밀 등을 해킹한 후 중국 기업에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진핑

◆미중 무역전쟁 격화, 기술전쟁 계속

트럼프는 작년 12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진핑을 만나 중국의 굴복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무역수지 등 쟁점에는 합의에 근접했지만 미국이 지속해서 제기해온 중국의 구조 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을 보지 못했다. 미국은 빅딜을 추구하고 중국은 스몰딜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의 보조금이 기술굴기 수단이므로 스몰딜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화웨이가 G5 통신망 장비에서 선두그룹에 있다는 사실도 미국을 고심하게 만든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당의 지시를 따르며 산업기밀을 훔치고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며 적성국과 수상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기술굴기가 미국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함을 보여주지만 역설적으로 중국 정부에게 기술굴기의 치명적 중요성을 일깨워주고도 있다"며 "중국의 기술굴기의 의지가 강해질수록 이를 차단하려는 미국의 노력 또한 강해질 것"이리고 전망했다. 280쪽 1만6천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