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데스크 칼럼] 박근혜 前대통령의 결자해지(結者解之)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
석민 선임기자

온통 엉망진창이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란다. 그래도 정부는 올해 2.5% 경제성장률 달성을 장담한다. 영국의 바클레이즈는 2.0%,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1.8% 성장률을 예측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한국 정부의 인식과 세계적 경제 전문기관의 시각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만나는 사람마다 경제와 일자리를 걱정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면서부터는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몰락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 위기를 넘어선 '대한민국의 위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위기를 심화시키고 국운을 기울게 하는 것은 '안일함'이다. 특히 지도자의 안일함은 망국의 지름길이다.

마이너스 경제 성장의 충격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기초가 튼튼하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위기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있는지를 짐작게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김정은 바라보기' 대북 정책은 대한민국을 국제 외톨이로, 안보 위기로 내몰고 있다. 한·미·일 동맹은 위태하고, 북한은 대한민국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하다. 끝없는 적폐 타령과 역사 논쟁은 미래로 가는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이런 와중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중대, 3중대, 4중대와 합세해 선거제 개혁법과 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그럴듯한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우지만,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여러 차례 심중을 내비쳤듯이 '영구 집권'으로 가는 길을 여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종북좌파 꼴통과 강남좌파 꼰대의 무한 질주가 현 위기의 본질인 셈이다.

그런데 역부족이다. 웰빙 자유한국당이 머리를 밀고 거리로 나와 투쟁에 나섰지만, '꼴통' '꼰대' 좌파연합의 무한 질주를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세월호 사고의 정치적 이용과 최순실 사태, 그리고 대통령 탄핵이 현 상황을 초래했다고 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현 위기 상황은 보수의 분열에서 비롯되었고, 이 분열의 서막은 '20대 총선 공천 파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친박, 비박, 진박 논란으로 스스로를 옭아매고, 급기야 '꼴통' '꼰대' 좌파에게 정권을 넘긴 것은 아닌가. 현 상황의 정치적 책임이 옥중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상당 부분 있다는 말이다.

낼모레 칠순을 앞둔 노인이고, 전직 대통령이다. 건강마저 좋지 않다. 무능을 탓할 수 있을지언정 개인적 비리를 찾긴 어렵다. 작금의 내로남불식 행태를 보면, 그가 왜 감옥에 있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의 자비는 없다. 괜히 '꼴통' '꼰대'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스스로 옭아맨 족쇄를 스스로 풀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민주화운동 시절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결기를 박근혜 전 대통령도 보여주어야 한다. 비판 세력을 적으로 간주했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대통합의 거름이 되어야 한다. 항상 그런 마음이었겠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태극기부대에게 미래를 향한 길에 함께할 것을 당부하라. 운신의 폭이 대단히 좁을 수밖에 없겠지만,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낭떠러지 끝에서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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