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달일씨(49)의 아침 출근 모습이 여느 때와 무척 남달랐다. 마치 오랜 출장을 떠나는 사람처럼 옷가방을 챙기고 서랍을 뒤져 골프 티와 볼을 찾았다. 출장을 떠나 그 곳에서 골프를 즐기려는 것으로 착각하기에 충분했다. 아내는 그런 박씨를 위해 물통과 커피, 간단한 비상식량까지 챙겨줬다.
최근 들어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사업자들이 하루 일과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골프장을 향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불붙기 시작한 3부 라운딩은 경북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예천의 한맥컨트리클럽은 야간 패키지 이벤트로 늦은 시각에 불편한 식사 공백을 없애기 위해 티오프 직전 정식 등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맥 최영철 이사는"최근 LED조명을 전 홀에 설치해 대낮과 다름없는 조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구와 안동지역, 그리고 서울과 교통편이 원활해져 많은 골퍼들이 안동문화권 관광과 연계해 야간 골프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영덕지역의 골프장들도 이미 지난 4월부터 3부 라운드 조명 정비를 마치고 본격 영업에 돌입했다. 영덕 오션비치 곽영일 부장은 "3부 골프는 이미 골프장 내장객들에게 익숙한 야간골프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며" 포항 지역의 직장인들이 퇴근 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보문컨트리클럽과 경주컨트리클럽은 3부제 골프를 오래전부터 실시해 골퍼들에게 익숙하게 여겨지고 있다. 보문 김동욱 차장은 "관광지의 특성에 맞춰 야간 경기를 오후 7시경 까지 예약받고 있다"며"골프와 관광을 연계해 즐길 수 있는 5월부터 10월까지 성수기인 셈"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야간 기온이 상승하면서 경북 전역의 골프장들이 야간 골퍼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할인요금제와 이벤트를 속속 내놓는 가운데 야간 경기를 위한 골퍼의 스윙 자세나 홀 공략을 위한 방식도 약간의 응용이 요구된다.
낮 시간대에는 그린이 마른 상태로 정상적인 볼 속도를 유지할 수 있으나 밤이면 차가운 공기가 땅위에 내려 앉아 잔디의 습기가 매우 높은 편이어서 강한 터치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조명은 그린의 굴곡을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안겨줘 동반한 캐디의 조언을 필수적으로 경청하고 따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야간 경기는 낮 시간대보다 바람이 많은 탓에 이를 슬기롭게 활용하는 저탄도 기량을 갖추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드라이버나 아이언의 볼 위치를 오른쪽으로 볼 한 개가량 치우치게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야간 경사면에 대한 인식은 눈으로 확인하기보다 자신의 스윙면에서 두 발바닥의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려 높낮이를 몸으로 감지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에 걸맞는 스윙방식을 채택하고 판단해 샷으로 연결한다면 큰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야간 경기의 백미는 조명에 의해 자신의 볼이 날아가는 모습을 확실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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