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1769~1821)과 같은 시기에 살았던 베토벤(1770~1827)은 음악도 나폴레옹과 관련한 작품이 많다. 교향곡 제3번 '영웅'을 비롯해 제5번 '운명',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역시 나폴레옹 때 작곡한 것들이다.
영웅 교향곡은 당시 영웅으로 떠오른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을 오마주하기 위해 쓰여진 작품이었다. 당시 프랑스는 혁명 이후 끝없는 숙청과 공포정치, 그리고 인근 국가들과의 끝없는 전쟁으로 국민들이 혁명이라는 말 자체에 진절머리를 내던 상황에서, 나폴레옹은 영웅으로 부상했다. 베토벤은 나폴레옹이 자유, 평등, 박애라는 프랑스 혁명의 이상을 실현 시켜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것은 곧 자신이 음악적으로 구현하려고 하는 이념과도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품 제목도 '나폴레옹 보나바르트'라고 붙였다.
그러나 곡을 완성할 즈음, 나폴레옹은 스스로 황제가 됐다. 실망한 베토벤은 '보나파르트'를 지우고 '영웅'으로 제목을 바꿔버렸다.
영웅 교향곡은 18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됐을 당시 대중으로부터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장대한 스타일, 미묘한 불협화음, 강렬한 힘 등이 두드러져서 당시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 1악장의 연주시간이 당시의 일반적인 교향곡 전곡 연주시간과 맞먹는 수준이고, 총 연주시간이 50분이나 돼서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영웅 교향곡은 악장마다 여러 음악적 재료가 강한 에너지를 내뿜다 점차 하나의 통일된 음악을 만들어 베토벤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대담하고 힘찬 연주가 물결처럼 밀려가는 분위기의 1악장에 이어 2악장이 이어진다. 2악장은 누가 들어도 영락없는 장송곡이다. 베토벤은 '나의 영웅은 죽었다'라는 모티브로 이 악장을 영웅의 장례식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3악장에서는 미뉴에트 악장을 쓰던 교향곡의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스케르초를 넣음으로써 베토벤의 독자성을 드러냈다. 마지막 피날레 악장에서는 대위법적 기교들이 나타나며 절정에 이른 후 장중하게 곡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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