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경찰의 정치개입·불법사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조직의 수장이던 강신명(55) 전 경찰청장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성훈 부장검사)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강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강 전 청장 시절 경찰청 차장을 지낸 이철성 전 경찰청장과 박화진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현 경찰청 외사국장), 김상운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의 구속영장도 함께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청장 등은 2016년 4월 총선 당시 경찰 정보라인을 이용해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대책을 수립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 기획에 참여하거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청 정보국이 당시 공천 문제를 두고 친박계와 갈등을 빚던 '비박계' 정치인들의 동향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선거 결과를 이끌어낼 목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강 전 청장은 2014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2년간 경찰청장을 지냈다. 검찰은 이보다 앞서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3월부터 12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으로 근무한 강 전 청장이 경찰에 복귀한 뒤 경찰 정보라인의 선거개입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경찰과 청와대 실무 책임자급 인사들의 구속영장을 먼저 청구했으나 기각됨에 따라 이들을 지휘한 강 전 청장 등 윗선에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검찰은 2016년 총선 때 경찰 정보라인과 청와대의 연락책 역할을 한 박기호 전 경찰청 정보심의관(현 경찰인재개발원장), 정창배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현 중앙경찰학교장)의 구속영장을 지난달 26일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가담 경위 내지 정도 등에 참작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박 원장 등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윗선'에 해당하는 강 전 청장으로 수사의 초점을 옮겼다. 지난달 21일 피의자로 조사받은 강 전 청장은 영장 기각 이후인 지난 8일 재차 검찰에 소환됐다. 강 전 청장 등의 구속 여부는 오는 14일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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