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는 수학적 확률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우리는 이런 사건을 기적이라 부른다. 바로 며칠 전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영국의 토트넘이 기적을 연출했다. 네덜란드의 아약스에 0대2로 뒤지고 있다가 후반에 3골을 연속으로 넣어 3대2로 역전승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영국의 리버풀도 현존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평가되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4대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토트넘이나 리버풀이나, 0대3으로 뒤져 '확률, 사실상 0'인 상태에서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지난 4월 PGA 골프 마스터스대회, 타이거 우즈가 우승할 것이라고 전 재산 8만5천달러를 베팅했다가 119만달러를 챙긴 우즈 팬이 있었다. 참가선수 87명이니 우즈의 우승 확률은 단순 계산하면 87분의 1, 즉 1.15%. 내친김에 그는 라스베이거스의 스포츠 도박회사를 찾아 10만달러를 베팅했다. 우즈가 올해 PGA챔피언십, US오픈, 브리티시오픈의 3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면 1천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확률은 '사실상 0'다. 우즈가 전성기에도 달성한 적 없는 '사건'이니. 그래도 그는 우즈를 믿는다.
8일 류현진 선수의 완봉승도 수학적 확률만으로는 불가능한 사건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2015년 어깨 관절와순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 재기한 투수는 16%에 불과하다고 한다. 류현진도 지난 3년 동안 겨우 12승에 그치는 등 악전고투 했다. 완봉승은 언감생심, 확률 '사실상 0'이였다. 하지만 32세의 류현진은 2천170일 만에 완봉승을 이뤄냈다. 희박한 확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의지와 노력으로 기적을 일군 영웅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렵다 어렵다 하며 좌절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인생과 사회에서도 수학적 확률보다 인간의 의지와 감정, 노력이 더 중요하다. 난관에 봉착한 북한 핵 문제와 어려움에 처한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 아닐까?

경기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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